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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다른 나를 찾아서 9 - 홍성균
    멕시코시티 소깔로 광장   여행을 하다 사분의 삼 지점쯤 되면 매너리즘에 빠지게 된다. 이때는 모든 게 싫고 짜증이 난다. 그러나 이번 여행에서는 마지막에 멕시코와 쿠바를 여행하면서 가는 곳 마다 새롭고 멋진 곳이어서 그런 증상이 나타날 여지가 없었다. 오히려 더 신나서 정신없이 다녔다. 좋을수록 흥분하고, 흥분할수록 문제가 생긴다.  아직도 더 배울게 많구나, 항상 차분해져야 한다는 사실을 뼛속 깊이 느꼈다. 쓸데없이 과도한 감상에 빠져서, 내가 서 있는 곳의 현실을 착각했다. 흥분해서 잘난 양 우쭐대며 다녔던 거다.   멕시코시티 혁명광장    인도와 네팔 여행할 때에는 휴대폰 하나만 가져가서 잃어버린 것 없이 잘 다녀왔는데 이번에는 휴대폰 2대에 미러리스 카메라 그리고 고프로까지 가지고 가서 휴대폰 2대를 잃어버렸다. 너무 많이 가지고 있으니 내려놓으라는 뜻인가? 끝까지 긴장하고 다니라는 가르침인가? 현지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될지 모르겠다. 어떻게 하는 것이 정답일까?   어느 정도 마음이 진정되고, 나 자신과 타협하기 시작했다. 며칠 남지 않았는데 중간에 돌아가게 되면 나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마지막을 위해서 아껴둔 멕시코시티를 보지 못하는 것도 너무 아쉽다. 그리고 비행기 예약을 변경하려면 위약금도 내야 하니 금전적인 손해가 크다.   멕시코시티 대성당   여행을 떠나기 직전에 후배를 만났는데, 곧 이사로 승진한다며 그리고 딸을 시집보내게 됐다며 좋아했다.  “이사되는 것도 미리 축하하고 딸 여의는 것도 미리 축하하네. 자네가 너무 부럽구만.”  “마음 편히 즐기면서 하시고 싶은 거 하시는 선배님이 부럽습니다.”  그게 마지막이 될 줄이야! 딸 결혼시키고 얼마 후에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동안 업무와 승진에 대한 스트레스로 속으로는 타들어 갔던 모양인데 내색도 못하고 끙끙 앓다가 승진을 못하게 되면서 우울증으로 자살했다고 한다. 우울증이 무섭구나! 인생이 허무하다.  삶의 의미를 밖에서 찾으려 했는데. 그것이 뜻대로 되지 않았기에 실패했다고 생각한 것은 아닐까? 삶의 의미를 자기 안에서 찾았으면 좋았을 것을, 안타까웠다.   멕시코 까삐야 델 쎄리또 성당 내부에 성모 발현 모습을 그린 벽화    어차피 내려놓고 버리려고 시작한 여행인데, 그까짓 휴대폰이 뭐라고 그걸 가지고 안달복달하고 있으니 내 자신이 너무 한심하게 느껴졌고, 위약금 낼 돈이면 멕시코시티에서 호텔에 들어가 편하게 지내다 귀국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동안 신나서 다녔던 여행지에서의 기억이 떠오르면서 힘이 솟고 활력이 넘치는 나 자신을 느끼게 됐다.  이것도 여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벌어진 일은 털어버리고, 불편한 상태에서 또 다른 방법으로 새로운 곳을 찾아 떠나는 길에서는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앞으로도 나는 내 인생을 내가 지배하며 살고 싶고, 나의 주인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고 모든 사람이 함께 걷는 길이 아닌 나 혼자 걷는 길을 가고 싶다. 그리고 마주치는 모든 장애를 슬기롭게 대처해서 이겨내고 싶다.   멕시코시티 도시의 허파 차뿔떼빽 공원   휴대폰만 없어진 게 얼마나 다행이야? 다른 피해는 전혀 없고, 다치지도 않았으니 그야말로 불행 중 다행이 아닌가? 퍽치기라도 당했으면 어쩔 뻔했어! 수업료 낸거야!  세상 모든 일에는 나에게 기쁨을 주는 관계가 있고, 슬픔과 괴로움을 주는 관계가 있다. 가급적 기쁨을 주는 관계와 함께 하며, 나의 의지대로 변화에 잘 대처해서 주저앉지 말고, 포기하지 말고, 마무리 잘 하자.   멕시코의 베네치아 소치밀꼬 운하    그 동안 나는 따로 여행의 원칙에 대해서 생각해 본적은 없었다. 그런데 그 동안 다니면서 한 행동을 돌아보면 나의 여행에 몇 가지 원칙이 있는 것 같다. 첫째 1시간 정도의 거리는 무조건 걷는다는 것으로 걸으면서 주변을 확인할 수도 있고 현장을 깊이 볼 수 있게 된다. 둘째는 가능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자 인데 다소 시간이 더 걸리고 갈 수 있는 곳이 줄어들더라도 현지인 생활 속을 들여다 볼 수 있고 나만의 여행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셋째 숙소는 도미토리를 이용한다는 것으로 매번 마지막 마무리는 호텔에서 했지만 여행 도중에는 가능하면 4인용 도미토리를 선호했다. 넷째 한인 민박이나 한인식당은 가지 말자인데 나만의 여행을 위해서는 가급적 혼자 다니고 싶었다. 물론 N분의 1이 필요한 경우에는 SNS를 활용해서 동행을 만나기는 했다.  다섯째 여행을 생활처럼 생활은 여행처럼 하라 인데 여행을 생활처럼 자연스럽고 여유있게 익숙한 것을 늘려가며 즐기고 다녔다. 그 외에 티켓 예매 등 예약은 대행사나 현지인을 통하지 말고 직접 하라. 장거리 이동시에는 야간에 이동해라. 가급적 거점도시를 활용해서 이동을 최소화하라 등이 있다.   멕시코시티 혁명기념관    그동안 정말 신나서 다녔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힘이 솟구치고 활력이 넘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파울로 코엘료는 ‘언제나 현재에 집중할 수 있다면 행복할 것이다.’라고 했다.  떠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지만, 결국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떠나기 전에는 모든 사람이 부정적인 생각을 한다. 그러나 막상 떠나보면 아무것도 아니다. 처음 한 발을 내딛는 것이 힘들뿐이다.   멕시코 원주민 춤     홍성균(洪性均) 1957.10.3대일고등학교,  성균관대학교 사회학과 졸업,  세종대학교 대학원 산업환경학과 졸업. 여행경력 : 1998 단체여행(독일, 프랑스, 스위스)  2005 자유여행(일본 동경, 교토, 오사카)  2006 단체여행(싱가폴, 인도네시아, 중국 곤명, 계림, 상해)  2007 단체여행(네덜란드, 프랑스, 영국)  2008 단체여행(호주, 뉴질랜드)  2010 단체여행(싱가폴, 인도네시아), 랜터카 자유여행(일본 후쿠오카, 큐슈)  2011 랜터카 자유여행(미국, 일본 동경)  2013 단체여행(싱가폴, 인도네시아)  2015 패키지여행(중국 상해), 단체여행(대만), 랜터카 자유여행(일본 홋카이도)  2016 랜터카 자유여행(체코, 오스트리아, 헝가리, 독일)  2017 패키지여행(이탈리아), 자유여행(중국 대련, 연길), 배낭여행(인도, 네팔)  2018 배낭여행(아르헨티나, 볼리비아, 페루, 에쿠아도르, 콜롬비아, 멕시코, 쿠바)  2019 패키지여행(중국 장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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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12-21
  • 또 다른 나를 찾아서 8 - 홍성균
    과달라하라 삐삘라언덕에서   숙소로 돌아가는 길은 이면도로로 왕복 2차선 도로인데 희미한 가로등불로 인해 주변은 어두컴컴하고 간혹 지나가는 버스가 길을 밝혀 줄 뿐이었다. 바둑판식 격자도로라 한번 방향이 엇나가면 엉뚱한 곳을 헤맬 수밖에 없는데다가 랜드마크 건물이나 특별히 티가 나는 건물은 없고 고만고만한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구별이 어려운 곳이다. 밤이 늦어서 빠르고 확실하게 숙소를 찾아 간답시고 휴대폰으로 지도를 확인하며 걸었다. 도로를 건너려고 차도 쪽으로 내려와 걷고 있는데 아무런 느낌도 감촉도 없이 휴대폰만 쏙 빼서 달아나는 오토바이를 보고나서야 날치기 당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하늘이 노래지고 허탈해져 기운이 쭉 빠졌다. 곧 정신을 차리고 한국말로 고함을 치며 한참을 쫓아갔다.  “야 이 새끼들아! 거기 서! 도둑이야! 저 놈 잡아라!”   그러다 더 이상 쫓아가다가는 위험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그 자리에서 멈춰 서서 어두컴컴한 길로 사라져가는 오토바이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과달라하라 전경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밤에 탱코 공연 보러 갈 때 이외에는, 밤에 혼자서 다니지 않았고, 거리를 걸으면서는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 꺼내지도 않았다. 꼭 꺼내야만 될 경우에는 커버 고리를 손가락에 끼고 다녔다. 길을 가면서도 차도 쪽에 있는 손에 들지 않고 반대 쪽 손으로 옮겨서 들고 다녔으며, 늘 뒤돌아보면서 신경 쓰고 걸었었다.  그런데 일이 어그러지려고 밤에 다니고, 커버도 셀카봉에 안 들어간다고 배낭에 처박아 놓고, 길을 가면서 뒤를 돌아보지도 않았다. 길을 바로 건너지도 않으면서 차도를 따라서 걸었고, 차도 쪽 손에 들고 걸었으니, 이건 그냥 가져가라 한 거나 마찬가지다.   과달라하라 중심가   휴대폰 탈취범 일당은 그런 나를 목표로 정해서 아무런 기척도 없이 오토바이를 타고 슬금슬금 내 뒤를 따라왔나 보다. 길을 건너려고 차도로 내려와 걷는 순간을 포착해서 전혀 느끼지 못하게, 마치 휴대폰이 알아서 몰래 공중부양해서 빠져나간 것처럼 손에서 빼 갔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모든 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자전거도 아니고 오토바이로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뒤따라 올 수 있다니! 무척 경이롭게 느껴지면서 소름이 돋았다. 정말 대단한 기술이고, 내 휴대폰을 가져갈 자격이 있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과달라하라 지하차도 입구    무슨 일이 생길 때는 계속 거기에 해당되는 증상이 나온다. 어제 과달라하라에 도착해서 부터 지금까지 많은 전조증상이 있었는데 그걸 알아채지 못한 것이 불행의 시작 이었다.  ‘나는 누구? 여기는 어디. 나는 지금 뭐하고 있지? 이제 어떻게 하지.’  머릿속이 하얘져서 내가 서있는 곳이 어딘지 분간을 할 수 없었다. 슬프고 화나고 울고 싶고 다리에 힘이 쭉 빠져서 주저앉고 싶었다. 한참을 멍하게 서 있다가 겨우 정신을 차려서 숙소로 돌아왔는데, 천당에 있다가 갑자기 지옥에 떨어진 기분이었다.   과달라하라 그래피티    씻고 침대에 누우니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와서 뚜껑이 열리고 가슴은 벌렁거리고 심장 뛰는 소리가 쿵쿵대고 울고 싶어 미치겠어서 안정이 안 됐다. 병신 같은 놈이라고 자책도 하고 벽에 머리를 들이 받고 싶기도 했다.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뛰는 심장을 진정시키면서 초인적인 노력을 기울여 참고 있었다. 여럿이 함께 있어서 꼼짝 못하고 누워있으려니 사지가 떨리면서 경련이 일어나는 것 같고, 너무 슬프고 화가 났다.   과달라하라 우니온 정원    ‘마누라 먼저 보내고 나면 이런 기분이 들까’  쿠바에서 처음 잃어버렸을 때에는 예비용으로 가져온 게 있어서, 또 하나 있으니까 하는 생각에 여유가 있었다. 오히려 새 걸로 바꾸려다 안바꾸길 잘했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3일 만에 똑 같은 실수를 다시 했다는 사실에, 더욱 나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다. 주의해야 된다는 생각을 깜빡한 거다.  ‘이 새대가리야 그걸 금방 까먹니?’  '내가 왜 사서 이 고생을 하고 있지? 이게 나와 어떤 관계가 있지? 과연 인생을 즐겁게 살고 있기는 한 건가? 그래서 그 결과가 고작 이거야?'  휴대폰을 강탈당하고 나니까 모든 게 싫어졌다. 회의가 들면서, 머릿속에서는 예약을 변경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 그 과정을 그리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됐다.  낮에 무장 경찰이 잔뜩 깔려 있어봐야 밤에는 모두 철수하고 없기 때문에 무용지물이다. 콜롬비아 보고타에서는 밤에 무장군인들이 골목마다 경비를 서고 있어서 정말 안심하고 다녔었는데, 여기는 낮에만 다녀야 되는 곳인가?   과달라하라 중심가를 배경으로    항상 걸어 다니며 여행을 하는 타입이라 최대한 신경 쓰고 조심하면서 다녔는데 한 순간에 모든 것이 날아갔다. 휴대폰에는 여행지 정보, 지도앱에 표시해 놓은 행선지, 그동안 찍은 사진과 여행 기록 등 너무나 귀중한 것이 많이 있다. 휴대폰이 없으면 여행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고 생각하니 앞이 캄캄해졌다. 그리고 카드를 한번이라도 잘못 사용하게 되면, 카드사에서 문자를 보내고, 회신이 없으면 바로 카드를 정지해서 크게 문제가 될 수도 있다.   홍성균(洪性均) 1957.10.3대일고등학교,  성균관대학교 사회학과 졸업,  세종대학교 대학원 산업환경학과 졸업. 여행경력 : 1998 단체여행(독일, 프랑스, 스위스)  2005 자유여행(일본 동경, 교토, 오사카)  2006 단체여행(싱가폴, 인도네시아, 중국 곤명, 계림, 상해)  2007 단체여행(네덜란드, 프랑스, 영국)  2008 단체여행(호주, 뉴질랜드)  2010 단체여행(싱가폴, 인도네시아), 랜터카 자유여행(일본 후쿠오카, 큐슈)  2011 랜터카 자유여행(미국, 일본 동경)  2013 단체여행(싱가폴, 인도네시아)  2015 패키지여행(중국 상해), 단체여행(대만), 랜터카 자유여행(일본 홋카이도)  2016 랜터카 자유여행(체코, 오스트리아, 헝가리, 독일)  2017 패키지여행(이탈리아), 자유여행(중국 대련, 연길), 배낭여행(인도, 네팔)  2018 배낭여행(아르헨티나, 볼리비아, 페루, 에쿠아도르, 콜롬비아, 멕시코, 쿠바)  2019 패키지여행(중국 장가계  
    • 테마기획
    • 여행/캠핑
    2019-12-08
  • 또 다른 나를 찾아서 7 - 홍성균
    덥고 갈증이 나서 아이스크림을 사먹으며 숙소로 돌아오다가, 공원에 앉아 쉬면서 지도를 보니, 내일 가려고 하는 뜨라께빠께가 터미널 가는 도중에 있다.     중남미지역은 인터넷으로 제대로 된 버스정보를 알아볼 수가 없어서 직접 가서 확인하는 게 정확하기 때문에, 과달라하라 가는 버스가 있는 터미널에 들렀다가 뜨라께빠께를 다녀오면, 내일은 다른 곳을 더 둘러볼 수 있겠다 싶어 계획을 변경했다.     너무 마음에 드는 곳이라 쉬기보다는 하나라도 더 경험하고 싶었다. 하루를 더 있으려고 생각했으면, 지금까지의 여행 패턴대로 숙소로 돌아가서 자료 정리하고 일찍 쉬어야 했는데, 계속 강행군을 했다.     이때부터 일이 어그러지기 시작했다. 버스타고 가는데 아무리 가도 터미널이 나오지 않았다. 휴대폰을 꺼내 맵스미 앱을 봤으면 금방 알았을 텐데 귀찮다고 그냥 가다가 결국에는 종점까지 가게 됐다. 다른 교통수단이 없어서, 다시 돌려 나가는 버스를 타고 터미널로 갔다. 갈 때와 올 때의 노선이 달라서 갈 때는 터미널 근처에서 내려야 되는데, 그걸 모르고 언젠가는 터미널이 나오겠지 하며 멍청히 있는 바람에 한 시간 이상 그냥 허비했다.     터미널에서 과나후아또 가는 버스는 가장 비싼 프리미엄플러스 이상급만 있어서 괜한 헛수고를 한 셈이 됐다. 허탈한 마음을 안고 뜨라께빠께로 가려는데 616번은 너무 돌아서 다른 버스가 있나 알아보느라 시간을 허비했지만, 결국에는 616번을 타고 갔다.      버스에서 내려서 메인 거리를 찾아 들어갔다. 동네에서 제법 큰 식당, 기념품 가게가 모여 있는 건물과 공원 그리고 마리아치 동상을 지나면 조그마한 광장이 나오고, 이어서 길을 따라 과달라하라의 데이트 장소로도 유명한 뜨라께빠께의 메인 스트리트가 이어진다.      거리가 화려하고 세련되게 꾸며져 있으며, 건물마다 자신만의 독특한 모습을 자랑하고 있어서, 많은 볼거리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해가 있을 때 오지 못하고 해 질녘에 도착해서 아쉽기는 했지만 그래도 좋았다.      거리 양 옆에 즐비한 기념품 가게에서는 태양의 나라답게 붉은 색을 많이 사용해서 누가 더 강렬하고 화려한가를 겨루고 있었다. 귀여운 동물 모형, 알록달록한 길거리 수공예품, ‘죽은 자의 날’을 기념하듯 예쁘게 장식한 해골 모양의 기념품들이 있다.     거리에는 아름다운 노란색 벽이 눈에 띄고 까바냐스 미술관에서 본 예술품과 조형물들의 모조품도 많이 있다. 콜롬비아의 유명한 화가이자 조각가인 보테로의 통통한 모습을 한 조각들도 많이 보였다.      거리를 한 바퀴 돌다가 한국인 신혼부부가 있어서 사진을 찍어 주며 보냈다. 젊은 친구들이 칸쿤으로 가지 않고 과달라하라로 온 게 특이했다.      은으로 화려하게 장식해서 찬란하게 빛나는 성당에서는 분위기 때문인지 호화롭다고 느껴지는 결혼식이 있었는데, 신랑 신부가 아주 앳되고 예뻤다. 식이 끝나고 성당 밖에서 가족들과 돌아가면서 사진을 찍고 있었고, 드레스와 턱시도를 차려입은 신랑 신부의 친구들은 양쪽으로 도열해서, 앞날을 축하해 주고 있었다. 한동안 구경하며 지켜봤다.     그런데 이곳은 야박하게도 식사를 제공해 주지 않는지, 멋지게 차려입은 하객들이 거리 음식을 사먹으며 돌아가고 있었다.  성당도 붙어 있을 수 있는지, 바로 옆에 이달고 신부의 동상이 있는 성당이 있다.     돌아가려고 입구 쪽으로 나오니 건물 앞에서 쿠바 난민들이 버스킹하듯이 길거리 공연을 하고 있었다. 고향을 등지고 객지에서 구걸하며 지내는데 뭐가 그리 신나는지 몸에서는 흥이 넘쳐났다. 모든 게 생각하기 나름이다.       어두컴컴해져서 다시 616번 버스를 타고 센뜨로로 가다가 과나후아또 가는 다른 방법이 없을까 해서 중간에 내려서 구 시외버스터미널로 갔다.  멕시코시티에서 오아하까에 갈 때, 메리다에서 플라야 델 까르멘 갈 때 확인한 사항인데 보통 터미널 인근에 별도로 현지 주민들이 이용하는 시외버스가 있어서 틀림없이 여기도 다른 버스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싼 교통수단만 있다는 게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곳에는 데낄라 투어와 근교 가는 버스만 있어서 허탕치고 말았다.     그냥 숙소에서 물어보거나 다음날 들러도 될 것을 구태여 밤에 내려서 확인하고 가는 바람에 시간이 더욱 늦어지는 결과를 초래했고, 숙소에 도착했는데 갑자기 도심의 야경을 구경하고 싶어서, 시원한 바람이 부는 공원으로 갔다. 긴장이 완전히 풀어져서 아무 생각도 없이 무방비 상태로 밤늦게까지 있었다.     홍성균(洪性均) 1957.10.3대일고등학교,  성균관대학교 사회학과 졸업,  세종대학교 대학원 산업환경학과 졸업. 여행경력 : 1998 단체여행(독일, 프랑스, 스위스)  2005 자유여행(일본 동경, 교토, 오사카)  2006 단체여행(싱가폴, 인도네시아, 중국 곤명, 계림, 상해)  2007 단체여행(네덜란드, 프랑스, 영국)  2008 단체여행(호주, 뉴질랜드)  2010 단체여행(싱가폴, 인도네시아), 랜터카 자유여행(일본 후쿠오카, 큐슈)  2011 랜터카 자유여행(미국, 일본 동경)  2013 단체여행(싱가폴, 인도네시아)  2015 패키지여행(중국 상해), 단체여행(대만), 랜터카 자유여행(일본 홋카이도)  2016 랜터카 자유여행(체코, 오스트리아, 헝가리, 독일)  2017 패키지여행(이탈리아), 자유여행(중국 대련, 연길), 배낭여행(인도, 네팔)  2018 배낭여행(아르헨티나, 볼리비아, 페루, 에쿠아도르, 콜롬비아, 멕시코, 쿠바)  2019 패키지여행(중국 장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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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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