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2-05-1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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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이재학의 독백 기사

  • 이재학의 독백9 - 사유(思惟)의 방
      국립중앙박물관에는 ‘사유의 방’이 있다. 소극장규모의 공간에 덩 그라니 부처님 두 분만이 계시는 곳이다. 두 분 부처님은 누가 오는지도 가는지도 모른 채 깊은 생각에 빠져서 시간과 공간의 한계에서 벗어나 있다. 나는 오늘 한참을 두 분 부처님 주위를 맴돌다 왔다. 먼 옛날 우리가 유인원과 마찬가지였을 때 인간이라는 특이한 유인원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몇 가지 원인 중 하나가 생각하는, 생각할 줄 아는 능력이고, 그 능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켰기에 오늘의 인간이 되었다고 믿는다. 사유(思惟)하는 인간의 그 특별한 능력은 인간사회를 복잡다단하게 만드는 힘이었고, 그 힘으로 인하여 인간의 정신은 한편으로 보호받아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그 안타까움을 보완하기 위하여 인간은 신(神)을 만들었고 끝내는 종교를 만들어 의지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생각하는 힘을 극단으로 밀고 가기를 요구하고, 그 생각하는 힘 때문에 고통 받는 개인이 넘쳐나고 있다. 그런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휴식과 위로를 위하여 사유의 방이 존재하는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은 부처님이 계신다고 종교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곳은 아니다. 단지 고단한 현대인, 고통 받는 현대인이 잠시 머물러 휴식을 취하고 마음의 위안을 얻는 곳이다. 사유의 방에 계시는 두 분 부처님은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지 모르겠지만 평범한 중생인 우리는 가슴 속에 있는 고통, 슬픔, 위로받고 싶은 마음 등을 내려놓고 부처님처럼 편안해지면 된다. 그렇게 사유의 방에서 치유를 받고 각자 자신만의 사유의 방을 만들어 하나씩 가슴에 품고 갈 수 있다면 좋겠다. 그것은 사유의 방에 계시는 두 분 부처님이 바라는 바이고, 국립중앙박물관이 사유의 방을 만든 이유가 아닐까 싶다.   그런 뜻에서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은 현대인의 마음을 치유하는 소극적인 곳이 아니라 꿈과 희망을 품게 하는 곳이다. 나는 부처님의 사유는 과거와 현재를 넘어 미래를 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번쯤 사유의 방을 찾아보기를 권하고 싶다.       이재학 마라톤을 하면서 인생을 긍정의 눈으로 보는 법을 배우고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마라토너/부천복사골문학회회원/부천작가회의회원/부천수필가협회회원 소새울 소통미디어 협력단 대표/마을 신문 ‘부천 소새울에 산다’ 발행인 저서: 나는 마라토너다        길에서 다시 찾은 행복마라톤        황소도 말처럼 뛰나       엄마가 치매야   
    • 테마기획
    • 이재학의 독백
    2022-05-02
  • 이재학의 독백8- 소사본동에는 ‘정지용 향수길’이 있다
      지금은 ‘부천’이 부천시를 상징하는 지명이지만, 2000년 전만 해도 부천이라는 지명보다는 ‘소사’라는 지명으로 부르는 게 더 편하던 시절이 있었다. 부천시사를 보면 1973년 부천군이 부천시로 승격될 때 새롭게 생겨나는 시(市)의 이름을 ‘소사시’로 할지 ‘부천시’로 할지 의견이 팽팽히 대립해 진통을 겪었다고 한다. 소사는 조선시대부터 사용된 지명이고, 부천은 1914년 일제에 의하여 급조된 지명이다. 판단은 각자의 몫이지만 내 생각에는 ‘소사시’로 정하는 게 맞다. 하지만 당시의 분들이 심사숙고하여 부천시로 정하였으니 우리는 부천을 자랑스럽게 만들면 된다.   소사삼거리   이렇듯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고, 부천의 본질인 소사본동에는 부천시가 동북아시아 최초의 유네스코문학창의도시로 지명된 것을 기념하여 만든 ‘정지용 향수길’이 있다. 도시재생사업으로 소사본동에 조성된 정지용 향수길이 만들어진지 수년이 지났음에도 일각에서는 소사본동에 정지용 향수길이 있는 것을 두고 정지용 시인이 소사본동에 얼마나 살았느냐, 정지용 시인이 소사본동에 대하여 쓴 시(詩)가 있느냐, 또는 소사본동에서 창작활동을 하면서 발표한 작품이 있느냐를 두고 갑론을박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정지용 향수길이 사람들이 생각하는 모든 기준을 충족시켜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중요한 것은 정지용 시인이 과거 소사본동에 살았다는 것이고, 지금 소사본동에 정지용 시인을 생각하는, 정지용 시인을 생각하게 하는, 주민들이나 시민들의 고단한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편안하게 할 수 있는 정지용 향수길이 소사본동에 있다는 것이다.     정지용 향수길은 소사삼거리 복사골문학회에서 설치한 표석과 정지용 향수길을 조성하면서 만든 정지용 시인 동상이 있는 곳에서 시작하여 소사본동 쪽 성주산 주변을 따라 서울신학대학교, 부원초등학교, 산새공원, 진영고등학교 입구까지 약1.5km에 걸쳐있다. 정지용 향수길에는 정지용 시인의 시 24편이 있고, 부원초등학교 어린이들의 소사동 이야기를 작품으로 만든 벽화가 있고, 부천배드민턴장 앞에는 포토 존으로 ‘얼룩배기 황소’가 시민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외에도 정지용 향수길에는 부천배드민턴장 앞에서 시작하는 은성로의 은성(隱星)이 범박동의 목일신 동시작가를 추억하게 하고, 정지용 향수길의 성주산을 넘어 심곡본동에는 펄벅 소설가와 유한양행 유일한 박사의 인연을 기억하게 하고, 심장병 수술로 유명한 세종병원과 서울신학대학교가 있고, 산의 지형을 그대로 살려 만든 부천에서 제일 아름다운 산새공원이 있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엄마들이 공부하는 진영고등학교 인성관이 있다. 정지용 향수길에는 한마디로 정지용 시인만 있는 게 아니다.     소사본동의 자랑 정지용 향수길이 소사본동을 벗어나 부천의 자랑으로, 경기도의 자랑으로, 끝내는 대한민국의 자랑으로 거듭나면 좋겠다. 그러자면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소사본동 주민들의 정지용 향수길에 대한 절대적인 지지와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 우리 동네에 시인의 공원이 있다는 게 엄청난 특혜고 행복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재학 마라톤을 하면서 인생을 긍정의 눈으로 보는 법을 배우고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마라토너/부천복사골문학회회원/부천작가회의회원/부천수필가협회회원 소새울 소통미디어 협력단 대표/마을 신문 ‘부천 소새울에 산다’ 발행인 저서: 나는 마라토너다        길에서 다시 찾은 행복마라톤        황소도 말처럼 뛰나       엄마가 치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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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학의 독백
    2022-04-23
  • 이재학의 독백7 '기다림 - 봄의 의미'
    봄은 소식을 전해주는 우편함이다.   봄에 산과 들에 피는 꽃은 엽서다. 장문의 편지다.   그러나 봄은 오랜 기다림 끝에 온다.   봄은 오랜 망설임 끝에 온다.   겨울을 이겨낸 된장 같은 봄은 희망을 노래한다.   기다림의 시간에 비해 봄은 生이 화려하지만 짧다. 봄이 오랫동안 기억되는 이유이다.       이재학 마라톤을 하면서 인생을 긍정의 눈으로 보는 법을 배우고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마라토너/부천복사골문학회회원/부천작가회의회원/부천수필가협회회원 소새울 소통미디어 협력단 대표/마을 신문 ‘부천 소새울에 산다’ 발행인 저서: 나는 마라토너다        길에서 다시 찾은 행복마라톤        황소도 말처럼 뛰나       엄마가 치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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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학의 독백
    2022-04-18
  • 이재학의 독백 6 -개발제한구역16번 말뚝
    소사본동에는 개발제한구역말뚝이 네 개 있다. 마을 신문인 ‘부천 소새울에 산다’를 만들면서 동네를 구석구석 찾아다니던 어느 날 개발제한구역말뚝이 시야에 들어왔다. 전에는 동네에서 흔히 보던 것이라는 생각에 소사본동에는 개발제한구역말뚝이 몇 개나 있는지 찾아보았다. 몇 년의 시간을 두고 소사본동에서 개발제한구역말뚝을 찾았지만 네 개의 말뚝 이외에는 볼 수 없었다. 동네 주변에서 흔히 보던 개발제한구역말뚝도 귀한 것이 되었고 근대문화유산의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개발제한구역말뚝을 보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은 그린벨트란 단어다. 그린벨트는 무한히 확장되는 도시로 인하여 파괴되는 녹지를 보호하기 위하여 인위적으로 설정한 녹지대이다. 국민의 재산권이 침해되었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그린벨트의 지정은 도시에 푸른 녹지대를 갖게 해주었고, 도시에서 녹지대의 중요성을 눈으로 확인시켜주는 순기능을 하였다. 당시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린벨트를 설정한 박정희 대통령의 공이다.     소사본동 개발제한구역말뚝에는 차이가 있다. 두 개의 말뚝은 예전의 것이고, 나머지 두 개는 최근에 만들어진 것이다. 예전의 말뚝은 시멘트로 만들어졌고 번호가 새겨져 있다. 최근에 만들어진 것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있다. 나는 예전의 말뚝에 관심이 많다. 예전의 말뚝 두 개에는 번호가 매겨져 있다. 하나는 16번이고, 다른 하나는 17번이다. 개발제한구역말뚝에 새겨진 16번과 17번 번호를 보고 15번 말뚝과 18번 말뚝을 찾으려 애를 써보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분명 전에는 15번 16번 17번 18번 번호순서대로 개발제한구역말뚝이 있었을 것이다. 너무 빨리 변하니 과거의 흔적조차 만나기가 쉽지 않다.     호현로 여우고개가 시작되는 지점에 가면 개발제한구역말뚝이 언제나 반긴다. 자신들에게 관심을 가져주어서 고맙다는 말도 잊지 않는다. 그리고 또 보태는 말이 있다. 15번 말뚝과 18번 말뚝이 살아있는지 계속 관심을 가져달라고. 나는 개발제한구역 16번 말뚝과 17번 말뚝을 소사본동에서 관리해야 한다고 믿는다. 비록 작은 시멘트말뚝에 불과하지만 그 속에는 미래세대에게 전해주어야 할 우리의 과거와 이야기가 숨어있기 때문이다.      이재학 마라톤을 하면서 인생을 긍정의 눈으로 보는 법을 배우고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마라토너/부천복사골문학회회원/부천작가회의회원/부천수필가협회회원 소새울 소통미디어 협력단 대표/마을 신문 ‘부천 소새울에 산다’ 발행인 저서: 나는 마라토너다        길에서 다시 찾은 행복마라톤        황소도 말처럼 뛰나       엄마가 치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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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학의 독백
    2022-04-09
  • 이재학의 독백5 - 권진규, 흙으로 빚은 생명
    자소상    권진규라는 조각가의 이름은 흙으로 빚은 빨간 얼굴의 소녀로 기억된다. 전시회에서 가끔 소녀의 얼굴을 보면 권진규라는 이름이 있었다. 나에게 빨간 얼굴의 소녀는 권진규였고, 권진규는 곧 빨간 얼굴의 소녀였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권진규 탄생 100주년 기념-노실의 천사’ 전시회를 한다기에 빨간 얼굴의 소녀가 보고 싶어 발걸음을 옮겼다. 사실 권진규 조각가를 만나러가는 길이었다.   지원의 얼굴 ‘노실의 천사’는 1972년 조선일보에 실린 권진규의 시 ‘예술적 산보-노실의 천사를 작업하며 읊는 봄 봄’의 한 구절이다. “진흙을 씌워서 나의 노실爐室에 화장火葬하면 그 어느 것은 회개승화悔改昇華하여 천사天使처럼 나타나는 실존實存을 나는 어루만진다.” 권진규는 작품을 통하여 존재 자체를 드러내고자 하였다.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   권진규는 하루를 아침(6-8시), 오전(10-13시), 오후(15-18시), 밤(20-22시)으로 나누고 아침과 밤에는 주로 구상과 드로잉을 하고, 오전과 오후에는 작품 제작을 하는 등 수행자처럼 규칙적인 생활을 했다고 한다.     권진규는 여성의 두상과 자소상으로 알려져 있지만 말, 황소, 고양이 등의 동물상과 부조, 불상 등을 제작하였다. 나는 권진규의 부조를 볼 때 이집트나 메소포타미아의 부조를 보는 듯하였다. 그것은 권진규가 고대미술에도 관심이 많아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권진규의 여인 두상은 낯설지 않다. 흔히 주변에서 자주 본 듯한 자연스러운 한국 여인의 얼굴이기 때문이다. 권진규의 여인상의 모델들은 권진규의 강의를 들었던 여학생이거나 가까운 사이의 인물들이다. 여인상의 제목이 지원, 영희, 선자 등 모델의 이름인 이유이기도 하다. 나에게도 친숙한 것은 권진규의 여인상이다. 동네 누나 같고 여동생 같은 소박한 얼굴의 여인은 무언의 대화를 시도한다. 권진규의 여인은 무표정한 듯 하지만 표정이 있다.   자소상   권진규는 영원한 생명력을 작품에 부여하기 위하여 테라코타(terracotta)로 작업을 했다고 한다. 나는 전시회를 보면서 오랜 세월이 지나가도 변치 않는 흙의 생명력을 통하여 작품의 영원성을 확보하려 했던 조각가 권진규의 마음을 이해해보고 싶었다. 덕수궁 정동 길도 걷고 서울시립미술관도 찾아 천재 조각가의 작품들도 만나보면 좋을 듯싶다. 전시는 5월 22일까지 한다. 입장료는 없다.     이재학 마라톤을 하면서 인생을 긍정의 눈으로 보는 법을 배우고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마라토너/부천복사골문학회회원/부천작가회의회원/부천수필가협회회원 소새울 소통미디어 협력단 대표/마을 신문 ‘부천 소새울에 산다’ 발행인 저서 나는 마라토너다/길에서 다시 찾은 행복마라톤 황소도 말처럼 뛰나/엄마가 치매야       
    • 테마기획
    • 이재학의 독백
    2022-04-03
  • 이재학의 독백 4- 종묘宗廟
      봄이라 하기에는 좀 이르지만 이미 산에 진달래가 피고, 매화가 피니 봄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주중에 문득 종묘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일요일이 되기를 기다려 종묘를 찾았다. 가만히 내가 언제 종묘에 왔었나를 손을 꼽아가며 생각해보니 오년도 더 된 것 같다.   나와 종묘의 인연이 좀 있다. 내가 처음 종묘를 찾은 게 언제인지 기억조차 없지만 나이가 들어서도 종묘를 찾곤 했다. 인사동과 종로 근처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던 시절에는 심심하면 종묘를 찾았고, 어느 순간부터는 이유가 있어서 종묘를 찾았다. 나름 종묘를 꽤나 보았다고 생각했는데 신문에서 보니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하나 같이 종묘정전의 건축미를 칭찬한다는 것이었다.  종묘정전의 무엇이 건축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알고 싶었다. 그날 이후 가끔 종묘정전의 박석에 앉아 두리번거리기도 하고, 처마 밑에 앉아서 종묘정전을 바라보기도 했다. 또 언젠가는 신문에서 종묘를 관리하는 분이 종묘정전은 사시사철 아름답지만 비 오는 날 박석薄石으로 빗물이 흐를 때가 종묘정전이 가장 아름답다고 하는 기사를 보고는 비 오기만을 목을 빼고 기다린 적도 있다. 물론 방문객이라곤 없고 빗소리만 들리는 조용한 정전의 처마 밑에서 하염없이 박석에 빗물이 흐르는 것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종묘제례악을 토끼 눈을 하고 구경하기도 했다.   오랜만에 찾은 종묘를 걸으며 나와 종묘의 인연을 떠올려보았다. 종묘를 찾지 않았다면 잊고 말았을 종묘에서의 나의 행적을 하나씩 추적해보니 웃음이 난다. 다시 종묘정전에 서서 내가 있던 자리에 서보았다. 박석이 깔린 정전 안으로는 공사 중이라 들어갈 수 없어 아쉽기도 하지만 지금 있는 자리에서 정전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정전 관리인에게 “보수공사를 하네요” 하고 물으니 150여 년 만에 하는 보수공사라면서 이번 공사가 끝나며 150여 년 후에나 다시 보수공사를 할 테니 잘해야 되지 않겠냐고 한다. 고개가 끄덕여진다. 가림막으로 일부는 가려지고, 일부는 기와 공사를 끝냈고, 정전의 박석은 일부가 드러내어져 쌓여있다. 박석은 왜 들어냈는지 궁금하여 물으니 작업 중 박석이 깨질까 염려되어 안전하게 들어내 놓은 것이라 한다. 전에 내가 보았던, 내가 기억하고 있던 정전은 아니고 보수공사중이라 조금은 산란하게 여겨졌지만 정전은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한참을 정전을 바라보았다. 종묘정전에는 정전의 안과 밖이 구분되는 어떤 묵직함이 존재하는 것 같았다. 엄숙하다, 경건하다는 말로는 표현되지 않는 무게감이 정전이라는 공간 속에 있다. 그 무게감은 강제적인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힘이다. 자연스럽지만 힘이 있다는 것을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종묘정전은 분명 무거움으로 침묵을 강요하지만 왠지 싫지 않다. 자연스럽게 공간이 시키는 대로 따라하면 된다. 전에는 알지 못했던 것이다.        이재학 프로필 마라톤을 하면서 인생을 긍정의 눈으로 보는 법을 배우고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마라토너/부천복사골문학회회원/부천작가회의회원/부천수필가협회회원 소새울 소통미디어 협력단 대표/마을 신문 ‘부천 소새울에 산다’ 발행인 저서 나는 마라토너다/길에서 다시 찾은 행복마라톤 황소도 말처럼 뛰나/엄마가 치매야 
    • 테마기획
    • 여행/캠핑
    2022-03-30
  • 이재학의 독백3- 2021부천만화대상을 받은 ‘나빌레라’를 보고-“스스로가 초라하다 생각하고 믿는 순간 진짜 초라한 사람이 되는 걸거야”
      오랜만에 부천만화박물관을 찾았다.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온 아이들과 어울려 만화박물관의 이곳저곳을 둘러보다 2021부천만화대상을 받은 ‘나빌레라’의 기획전시실에서 발걸음이 멈추어졌다. 전에 ‘나빌레라’ 만화도 보고 드라마도 보았지만 한 문장 때문이었다.   “채록아, 사람이 언제 초라해지는 걸까?” 나 스스로 한 없이 작아졌던 한 시절이 떠올랐다. 덕출은 그것을 ‘초라해진다’는 말로 표현했지만 나는 ‘자신감 없음’, 또는 ‘자신감 결여’라고 생각한다. “스스로가 초라하다 생각하고 믿는 순간 진짜 초라한 사람이 되는 걸거야” 덕출이 채록에게 한 말이다. 나도 덕출의 말처럼 진짜 초라한 사람이 된 적이 있었다. 그 순간을 나는 마라톤을 하면서 극복했다.   ‘나빌레라’는 늙고 치매가 진행 중인 사내가 가족을 부양하느라 미루고 못했던 평생자신의 꿈인 발레를 배우는 과정을 이야기하는 만화다. ‘나빌레라’의 HUN작가는 ‘나빌레라’에서 세 가지를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했다. 첫째는 꿈을 이야기하고 싶었고, 둘째는 삶을 이야기하고 싶었고, 셋째는 가족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했다. 꿈, 삶, 가족. 사람의 일생에서 세 가지를 빼놓고 그 사람의 일생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꿈, 삶, 가족은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뼈대이다. ‘나빌레라’가 우리에게 진한 감동과 깊은 여운을 주는 이유이다.     덕출은 열심히 인생을 사느냐고 뒤로 미루었던 꿈을 이루고 싶어 한다. 덕출의 꿈은 발레를 하는 것이다. 덕출은 채록에게 말한다. “나 취미(발레)로 하는 거 아냐. 나는 나 나름대로 목표가 있다고 내 마음이 급해 너 조른 건 미안해. 그런데 말이야 못한다고 그거 밖에 못하냐고 무시해도 내 마음까지 무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말은 채록에게 한 말이 아니라 덕출이 ‘꿈을 갖고 도전하라’고 자신과 같은 세상의 동년배에게 한 말이다.   부천만화박물관을 찾아 ‘나빌레라’ 기획전도 보고 박물관도 돌아보기를 권한다. 아이들 없이 어른들끼리 와서 돌아보아도 심심하지 않다. 어른들에게 만화박물관은 이제는 까맣게 잊어 석화된 추억들이 있는 곳이다. 그 추억을 한번쯤 불러내보는 것도 재미있다. ‘나빌레라’기획전은 4월 24일 일요일까지 한다.    이재학 프로필 마라톤을 하면서 인생을 긍정의 눈으로 보는 법을 배우고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마라토너/부천복사골문학회회원/부천작가회의회원/부천수필가협회회원 소새울 소통미디어 협력단 대표/마을 신문 ‘부천 소새울에 산다’ 발행인 저서 나는 마라토너다/길에서 다시 찾은 행복마라톤 황소도 말처럼 뛰나/엄마가 치매야
    • 예술/창작
    • 영화/만화
    2022-03-23
  • 이재학의 독백2 - 한양의 상징대로 육조거리’전을 보고/이재학
      서울역사박물관의 ‘한양의 상징대로 육조거리(2021/11/16-2022/3/27)’전을 보고 광화문 바로 옆에 있는 서울정부종합청사를 찾았다. 육조거리 전을 보기 전까지 나라를 운영하는 기관들에 대하여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막연히 옛날에는 경복궁이나 덕수궁 같은 궁궐에서 나라 살림을 도맡아하는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광화문 앞의 육조거리는 지금으로 말하면 서울정부종합청사, 과천종합청사, 세종종합청사이다.   육조거리 전을 보기 전에는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는가? 만 생각했지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나라를 운영했는가? 에 대하여 생각해본 적이 별로 없었다. 한양의 상징대로 육조거리 전은 옛날 우리들의 삶을 새롭게 생각해보는 기회를 준다. 육조거리의 의정부는 지금의 총리실이고, 한성부는 서울시청이 아닌가? 사람이 세상을 사는 방법은 예나 지금이나 똑 같다.      나라를 어떻게 잘 운영하여 국민들을 행복하게 만들 것인지 밤낮없이 생각했을 관료(공무원)들을 생각해보았다. 마침 새로운 대통령을 뽑고 새로운 정부가 출발하려고 한다. 육조거리(정부종합청사)에 새로운 기운이 가득하기를 바란다. 그들이 신이 나서 일해야 국민이 행복해진다. 행복한 국민이 있어야 육조거리(정부종합청사)도 있다.        이재학 프로필 마라톤을 하면서 인생을 긍정의 눈으로 보는 법을 배우고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마라토너/부천복사골문학회회원/부천작가회의회원/부천수필가협회회원 소새울 소통미디어 협력단 대표/마을 신문 ‘부천 소새울에 산다’ 발행인 저서 나는 마라토너다/길에서 다시 찾은 행복마라톤/황소도 말처럼 뛰나/엄마가 치매야    
    • 예술/창작
    • 공연/전시/이벤트
    2022-03-18
  • 이재학의 독백1- ‘러시아 아방가르드 혁명의 예술’전을 보고
      세종문화회관 세종미술관에서 전시하는 ‘러시아 아방가르드 혁명의 예술’을 보았다. 예술인 패스를 활용하여 할인을 받고 들어가니 나도 예술인이라는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다. 우중충한 날씨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전시장에서 만난 그림들이 날씨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해설을 보니 1910년대 러시아 미술계는 상징주의, 후기인상주의, 표현주의를 받아들였다고 한다. 어설픈 초보의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전시된 그림에서 특히 세잔의 그림자를 느낄 수 있었다. 피카소가 자신의 그림 스승은 세잔이라고 한 말도 떠올랐다. 러시아 예술가들의 아방가르드 전시회에서 엉뚱한 생각을 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아방가르드 전위예술이라 해서 특별한 게 아니고 예술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하는 것이다. 바실리 칸디스키의 작품을 보면서는 학창시절 ‘점 선 면’이라는 칸딘스키의 책을 읽던 기억을 떠올렸다. 무슨 말인지도 모르면서 억지로 읽지 않았나 싶다. 책장 어딘가에 그 책이 있으면 다시 꺼내 읽어보고 싶다    이재학 프로필 마라톤을 하면서 인생을 긍정의 눈으로 보는 법을 배우고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마라토너/부천복사골문학회회원/부천작가회의회원/부천수필가협회회원 소새울 소통미디어 협력단 대표/마을 신문 ‘부천 소새울에 산다’ 발행인 저서 나는 마라토너다/길에서 다시 찾은 행복마라톤 황소도 말처럼 뛰나/엄마가 치매야  
    • 예술/창작
    • 미술/음악
    2022-03-14
  • 호현로 행운의 황소동상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에는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황소가 있다. 뉴욕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대부분 황소동상을 찾는다고 한다. 관광객들은 황소가 근면 성실하고 아름다워서 뉴욕의 황소동상을 찾는 것일까? 아니다. 그럼 세상 사람들이 뉴욕의 황소를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뉴욕증권거래소를 상징하는 황소를 만지면 부자가 된다는 속설 때문이다. 부자가 되고 싶다는 사람들의 욕망이 뉴욕의 황소를 스타로 만들었다.     호현로의 황소동상-사진/이재학   부천 소사본동 소사종합시장 호현로에도 황소가 있다. 소년이 황소를 끌고 가는 ‘소년과 황소’ 동상이다. 소사본동에 있었던 옛 기억속의 우시장(牛市場)을 추억하고 기념하는 황소동상이다. 소사삼거리 부근에 우시장이 있었다는 것은 이곳이 경제활동의 중심지이고, 돈이 모이는 곳이었다는 것을 뜻한다. 아마도 이곳은 활력이 넘치는 곳이었을 것이다. 과거의 활력을 추억하는 것은 단지 추억으로 머물지 않는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소원과 욕망을 이루어내고 표현하고 싶어 한다. 소사본동에 소년과 황소동상이 만들어진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사람들이 찾아와 사진을 찍는다. 단순히 사진만을 찍는 것이 아니다. 황소의 특정 부위를 은근히 만지고 가는 사람이 보인다고 한다. 부자가 되고 싶고, 성공하고 싶은 마음에 황소의 기운을 받으려는 행동이다. 자연스럽게 소사본동 황소의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시간이 가면서 소사본동 황소의 이야기는 증폭되고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이 될 것이다. 소사본동에 ‘소년과 황소’의 동상이 세워졌을 때 기자는 주민들과 대화를 하면서 황소의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것은 섣부른 생각이었다. 황소는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로 만들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큰 눈(目)을 굴리면서 움~메 하는 우시장 황소들의 고함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소사본동 황소동상이 갖고 있는 자생력이다. 소사본동 주민들의 힘이기도 하다. 소사본동의 내일이 기대되는 이유이다.
    • 테마기획
    • 이재학의 독백
    2021-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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