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19-12-11(수)

천년은행나무-너무 오래 살았나 - 소사본동 서울신학대학으로 올라가는 길에 천 년이 되었다는 늙은 은행나무가 한 그루 있다.

이재학의 소새울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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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02.13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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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사본동 서울신학대학으로 올라가는 길에 천 년이 되었다는 늙은 은행나무가 한 그루 있다. 늙은 은행나무에 잎이 파랗게 달려있을 때 보면 그나마 아쉬움이 덜하지만 가을 지나 잎을 모두 떨군 겨울에 보면 가슴 한 쪽을 도려낸 듯 마음이 짠해진다. 사람들의 욕심에 천 년의 세월동안 길게 뻗어나갔을 은행나무 가지들이 모두 잘린 채 겨우 몸통만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천년은행나무는 사람들에게 팔 다리가 잘린 늙은 몸통으로 자신이 살아온 천 년의 시간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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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은행나무는 천 년의 세월을 인정받아 1982년 경기도의 보호수로 지정되었다. 마을에서는 고사를 지내며 은행나무가 갖고 있는 천년의 경험과 지혜를 우리 주민들에게 베풀어주기를 바란다. 천 년의 풍파 세월을 견딘 은행나무에게 이야기가 있으니 은행나무 뿌리가 심하게 노출되어 마을 사람들이 흙으로 덮어주자 마을에 좋지 않은 일이 발생했다고 한다. 은행나무 뿌리가 지상으로 노출되면 생육에 좋지 않을 것 같아 주민들이 흙으로 덮어주었는데 왜 마을에 좋지 않은 일이 생겼을까? 은행나무가 주민들의 정성어린 마음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일까? 아니라면 다른 이유라도 있는 것일까? 곰곰이 생각해보면 뿌리가 지상으로 노출되는 것도 자연의 순리이니 그 이치를 따라 사는 게 행복이라는 무언의 암시는 아닐까? 은행나무가 견디어 온 천 년의 세월은 우리가 고려, 조선에 일제강점기를 거쳐 대한민국으로 변신을 거듭해온 무궁한 시간이었다.
 
은행나무는 2억 년 전 지구상에 나타난 식물로 살아있는 화석이라 불린다. 은행나무는 싹이 트고 20년 이상 지나야 열매를 맺으므로 손주를 볼 나이에 열매를 얻을 수 있다 하여 공손수(公孫樹)라 한다. 은행나무는 다른 나무와 달리 벌레가 없는데 방충작용을 하는 부틸산이 있기 때문이다. 잎에서 추출하는 플라보노이드게는 혈액순환을 돕는다.
우리나라에는 천연기념물인 경기도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가 제일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와 같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은행나무는 전국적으로 19그루가 있고 옛날 중국에서 씨를 가지고 와 절 근처에 심으면서 우리나라에 퍼진 것으로 추정된다. 
은행나무는 과학의 발전으로 사랑도 못하게 되었다. 아니다. 과학을 탓할 게 아니다. 사람들의 편의주의를 탓할 일이다. 가을이면 구린내를 풍기는 은행이 열리는 암나무가 적폐(?)의 대상이 된 지 오래되었다. 유전자를 이용해 암수를 구별할 수 있게 되면서 암나무가 벼락을 맞았다. 계속 가로수로 심데 앞으로 암나무는 빼고 심겠다는 게 사람들의 생각이다. 기존의 암나무도 순차적으로 뽑겠다고 하니 사람들의 인권은 은행나무의 사랑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천년은행나무에게 앞으로의 천 년은 어떨까? 사람들의 자연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서 앞으로의 천년은행나무의 삶이 지금보다 좀 더 편해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제 자연은 대립과 갈등의 대상이 아닌 공존의 대상이라는 것을 경험으로 체득했기 때문이다. 
장자에 보면 이런 이야기가 있다.
석이라는 목수가 사당의 커다란 상수리나무를 보고 그냥 지나치자 제자가 보고는 물었다.
“선생님, 제가 보기에 재목감으로 최고인데요.”
“됐네, 하찮고 쓸모없는 나무야.”
목수가 집으로 돌아와 잠이 들었는데 낮에 보았던 사당의 상수리나무가 꿈에 나타났다.
“그대는 나를 무엇에다 비교하는가, 저 좋다는 과일나무들에 비기는가? 그런 나무들은 하늘이 준 나이를 다 못 살고 도중에 죽는 법이지. 나는 오래전부터 내가 쓸모없기를 바랐네. 몇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기고 이제야 완전히 그리 되었으니, 그것이 나의 큰 쓸모일세. 내가 쓸모가 있었더라면, 이처럼 클 수 있었겠는가? 또 그대나 나나 한낱 하찮은 사물에 지나지 않은데 어찌 그대는 상대방만을 하찮다고 한단 말인가? 그대처럼 죽을 날이 가까운 쓸모없는 인간이 어찌 쓸모없는 나무 운운한단 말인가?”    
천년은행나무는 어떤 마음으로 긴 천 년의 세월을 살아냈을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천년은행나무 주변을 둘러보면 빼놓을 수 없는 게 두 개 있다. 하나는 세종병원이고, 또 하나는 서울신학대학교이다.
세종병원은 전국에서 알아주는 심장 전문병원으로 부천의 자랑이다. 심장병 하면 세종병원이라고 국민들에게 인식되어 있을 정도로 특화된 병원이다.
1911년 성서학원으로 개교한 서울신학대학교는 기독교대한성결교회의 학교이다. 성결교는 중생하게 하는 그리스도, 성결하게 하는 그리스도, 치료하게 하는 그리스도, 재림하게 하는 그리스도로 복음주의 사상을 계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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