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장이 성장하면서 다양성영화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다양성영화란 독립영화, 예술영화, 다큐멘터리영화 등을 총칭하는 말로 대규모의 제작비를 들여 만드는 상업영화와 달리 소규모의 제작비가 투입된다. 배급이나 상영 규모에 있어서도 소규모로 진행된다. 장르에 제한이 없어 다양한 소재를 사용하고, 문제를 자유롭게 다루는 등 실험적 시도를 많이 한다. 경기도에서 만든 ‘G-시네마’는 이러한 다양성영화들을 상영하는 대표적인 영화관 중 하나이다.
지난 7월 28일 굿모닝하우스에서 ‘제1회 경기도 다양성영화제’가 열렸다. 이번 영화제는 28~29일까지 이틀간 진행됐다. 경기도는 ‘도심 속 가족과 함께 즐기는 힐링 & 행복의 작은 영화 문화’를 확산, 공유하고자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 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한 이번 영화제에는 남경필 경기도지사, 염종현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 미야타 기미히로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 부원장, 형슬우 영화감독, 공민정 영화배우 및 도민 6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저희 집에 오신 걸 환영한다”며 재치 있는 인사를 건넸다. 이어 “다양성과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영화제의 정신”이라며 “비가 와서 야외 상영이 취소된 게 아쉽다. 다음 영화제 때 모두 다시 오셨으면 좋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염종현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제1회 경기도 다양성영화제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염 위원장은 “대한민국 최초의 다양성영화제가 아닌가 싶다”며 “오늘 이 자리가 대한민국 다양성영화의 발전을 위한 시작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내빈들의 축사가 끝난 후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개막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형형색색의 종이비행기는 다양성을 상징했다. 상업영화가 아닌 독립영화, 예술영화, 다큐멘터리영화 등을 추구하는 영화제의 취지에 딱 떨어지는 퍼포먼스였다. 특히 이번 퍼포먼스는 어린 아이들의 반응이 좋았다. 엄마 손을 잡고 있던 아이들의 손에는 어느새 다양한 색의 종이비행기가 쥐어져 있었다.
첫 번째 상영작은 2016년 후쿠오카 국제 독립영화제 그랑프리 수상작인 독립영화 ‘병구’였다. ‘병구’는 21분 동안 방 안에서 벌어지는 얘기를 다뤘다. 특히 이 시간에는 감독 및 배우가 영화제를 찾아 직접 관객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져 더욱 특별했다.
형슬우 감독은 “방 안에서 벌어지는 얘기이기 때문에 카메라의 앵글이 방 밖으로 나가지 않는 것이 연출을 하며 가장 중요하게 여긴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독립영화라 예산이 많이 부족했다”며 다양성영화의 고충을 토로했다.
‘병구’의 주인공을 맡은 배우 공민정 씨는 “영화 속 배우들이 모두 친한 사이라 촬영장 분위기가 편안했다. 많이 웃느라 NG가 날 정도였다”며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영화를 본 후 궁금한 점을 감독과 배우에게 직접 묻고 들을 수 있어서 뜻깊었던 시간이었다. 이어서 한국 다양성영화로 ‘족구왕’, 일본 다양성영화로 ‘행복목욕탕’이 상영됐다.
한편 영화제 외에도 많은 즐길 거리가 있었다. 영화 상영 전 뮤지컬 갈라쇼를 구성해 수준 높은 음악을 즐길 수 있었다. 이번 갈라쇼에는 뮤지컬 배우 박선혜, 이안, 조성지 씨가 참여해 ‘지금 이 순간’ 외 3곡을 들려줬다. 노래가 계속 될수록 우중충한 날씨가 무색하게 굿모닝하우스의 분위기는 한껏 무르익었다. 푸드트럭도 준비돼 영화를 보며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었다.
평소 다양성영화는 쉽게 접하기 어렵다. 그러나 제1회 경기도 다양성영화제 같은 자리가 마련되어 색다른 영화를 즐길 수 있었다. 이번 영화제는 도민들의 문화생활의 폭을 넓혀준 시간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런 자리가 많이 마련되어 다양성영화가 더욱 성장하고, 도민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생활의 수준도 향상되길 바란다.© 함윤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