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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나를 찾아서 5 - 홍성균

중학교 시절 이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아마 그 이전부터 그랬는지도 모르는 동심속의 나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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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10.20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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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바냐스 미술관 앞 의자 조형물IMG_1979신문10월.JPG
까바냐스 미술관 앞 의자 조형물

  

 센트로에 유난히 광장이 많다. 물론 스페인의 영향을 받아서 도시 자체가 중앙광장 문화로 되어 있지만 중남미 타 도시에 비해서도 유난히 많다. 대성당 앞에 있는 아르마스 광장, 그 건너편의 과달라하라 광장, 데고야도 극장 뒤편의 따빠띠아 광장 그리고 마리아치 광장 등 거리를 오가다 보면 수없이 많은 광장들을 접할 수 있다. 대부분의 광장 한 켠에는 녹지 또는 시민공원으로 조성되어 있는데, 이러한 광장들이 이곳 과달라하라 시민들의 휴식처 역할을 하고 있다.


까바냐스 미술관 앞 광장IMG_1969신문10월.JPG
까바냐스 미술관 앞 광장

 

따빠따야 광장 길을 따라 100m 가량 내려가니 까바냐스 미술관 앞에 넓게 조성된 광장이 있다. 왼쪽에는 장대모양으로 수십 개의 기둥을 세워 논 조형물과 특이하게 등받이가 세로로 긴 의자가 몇 개 있고, 오른쪽에는 동상 형태의 의자가 여러 군데 있어 이리저리 다니면서 의자에 앉아서 사진을 찍었다.

 

까바냐스 미술관 우측 의자 조형물IMG_1977신문10월.JPG
까바냐스 미술관 우측 의자 조형물

  

처음에는 주변 사람에게 부탁했고, 다음에는 셀카를 찍으려고 카메라를 고정시키고 타이머를 설정하고 있는데, 지나가던 사람이 자진해서 찍어줬다.  중남미에서는 혼자 사진을 찍고 있으면 부탁을 안 해도 자발적으로 찍어 주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만큼 사람들이 착하고 배려심이 많다. 물론 찍어 달라고 부탁하면 거절하는 법이 없다. 다만 사진의 품질은 보증할 수 없다. 친절해서 나서기를 좋아한다.


까바냐스 미술관 입구 IMG_1996신문10월.JPG
까바냐스 미술관 입구

 

 혼자 여행을 다니며, 환갑이 지난 할아버지가 아무 생각 없이 주변은 신경 쓰지 않고, 어린애처럼 뛰어다니며 놀았다. 국내에서는 할 수 없는 행동이지만 해외에서는 내 자신을 표현하는데 거리낌이 없어진다. 남에게 방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행동하고 일상에서 벗어나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고 기쁨을 만끽했다.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아직 이런 감정이 살아 있구나! 완전한 고목은 아니네!’

 

까바냐스 미술관 작품IMG_2004신문10월.JPG
까바냐스 미술관 작품

 

 지나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미술관 한 쪽 끝에 장갑차가 있고 그 앞에 무장하고 노닥거리고 있던 남녀 경찰 앞에서 한바탕 원맨쇼를 한 셈이었다.  중학교 시절 이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아마 그 이전부터 그랬는지도 모르는 동심속의 나를 만났다. 나도 내가 이럴 줄 몰랐다. 유치하다는 생각, 체면을 생각해서, 남자라는 강박관념에 나를 표현할 줄 모르고 어색해하며 살아 왔다. 어느 하루도 마음 편하고 자유롭게 행동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본 -까바냐스 미술관 천장화IMG_1999신문10월.jpg
-까바냐스 미술관 천장화

  

까바냐스 미술관은 19c초에 빈민 구제소, 병원, 고아원으로 사용하기 위해 지어진 병원 건물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고, 현재는 미술관 겸 전시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입구 돔 천장에는 오로스코의 ‘불의 인간’이 그려져 있으며 천장이 온통 벽화로 치장되어 멕시코 독립운동의 현장에 있는 듯한 오싹한 느낌이 들었다.  천장 밑에는 긴 의자가 있어 사람들은 누워서 한참동안 천장화를 감상하고 있다. 나도 기다렸다가 따라서 해 봤는데, 예술적 감각이 없어서 그런지 별 흥미를 느끼지는 못했다.

 

까바냐스 미술관 전시 작품IMG_2021신문10월.JPG
까바냐스 미술관 전시 작품

 

 이곳은 너무 다양한 분야의 많은 미술품을 전시하고 있어서 돌아보는 데 몇 시간이 필요하다. 입구에서 우측으로는 현대식 미술 전시관으로 꾸며 놓고 초대전을 하고 있었다. 여러 군데 정원에는 종교를 상징하는 조각품으로 장식해 놨다. 긴 회랑에는 초현실주의 그림을 전시하고, 한쪽에는 조각과 공예품을 전시하고 있다.

 

까바냐스 미술관 정원 종교 상징 조각IMG_2050신문10월.JPG
까바냐스 미술관 정원 종교 상징 조각

 

 볼 곳도 많고 갈 곳도 많고 저렴하고 맛있는 먹을거리도 풍부하고 사람들도 친절해서 내가 선호하는 여행지의 특징을 두루 갖추고 있는 지역이기 때문에, 여행 초창기라면 최소한 3일은 있었을 텐데 남은 일정 때문에 고민이 많았지만 하루는 더 있어야겠다고 결정했다. 혼자 하는 자유여행이니 모든 게 내 맘대로다.

 

까바냐스 미술관 전시실IMG_1988신문10월.JPG
까바냐스 미술관 전시실

 

 도시 곳곳에 무장 경찰이 경비를 서고 있어서 이들이 내 호위무사라고 생각하니 무척 안심이 되었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면서 이곳이 너무 마음에 들어 들뜬 기분으로 가슴을 활짝 펴고 당당하게 거리낌 없이 시내를 활보하고 다녔다.

 아무도 없는 삭막한 곳에서도 걸으면 편하고 즐겁다. 그런데 왜 편한 집에 있으면 힘들고 지치고 짜증이 날까? 인생이 피곤한건 비교하고 욕심 부리기 때문이 아닐까?  새로운 내가 필요한 것은 아닐까?  체면과 형식적인 삶을 떨쳐 버리고, 본래적인 나를 찾아서 떠나는 길에는 나의 어떤 모습이 기다리고 있을까? 본래적인 나, 진짜 나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회전]사본 -까바냐스 미술관 좌측  장대 조형물 의자IMG_1974신문10월.jpg
-까바냐스 미술관 좌측 장대 조형물 의자

 

 

홍성균(洪性均) 1957.10.3대일고등학교,  성균관대학교 사회학과 졸업,  세종대학교 대학원 산업환경학과 졸업.

여행경력 : 1998 단체여행(독일, 프랑스, 스위스 2005 자유여행(일본 동경, 교토, 오사카 2006 단체여행(싱가폴, 인도네시아, 중국 곤명, 계림, 상해 2007 단체여행(네덜란드, 프랑스, 영국 2008 단체여행(호주, 뉴질랜드 2010 단체여행(싱가폴, 인도네시아), 랜터카 자유여행(일본 후쿠오카, 큐슈 2011 랜터카 자유여행(미국, 일본 동경 2013 단체여행(싱가폴, 인도네시아 2015 패키지여행(중국 상해), 단체여행(대만), 랜터카 자유여행(일본 홋카이도 2016 랜터카 자유여행(체코, 오스트리아, 헝가리, 독일 2017 패키지여행(이탈리아), 자유여행(중국 대련, 연길), 배낭여행(인도, 네팔 2018 배낭여행(아르헨티나, 볼리비아, 페루, 에쿠아도르, 콜롬비아, 멕시코, 쿠바 2019 패키지여행(중국 장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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