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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를 위한 노래

이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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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12.23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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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가 없다고 어찌 비상을 꿈꾸지 않으랴
천만년 한 자리에 붙박혀 사는 바위도
날마다 무한창공을
바라보나니
기다리는 일은 사랑하는 일보다 눈물겹더라
허연 거품을 물고 실신하는 바람
절망하고
눈보라에 속절없이 매몰되는 바다
절망하고
겨울에는
사랑보다 증오가 깊어지더라
지금은 작은 풀 한 포기 자라지 못하는
무덤이더라
그래도 천만년 스쳐가는 인연마다 살을 헐며
날마다 무한창공을
바라보나니
언젠가는 가벼운 먼지 한 점으로
부유하는 그날까지
날개가 없다고 어찌 비상을 꿈꾸지 않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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