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勸酒歌/이봉영

유네스코 문학창의 도시 1주년 기념기획/ 홍영수 시인의 부천의 문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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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4.23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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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10월 부천시는 아시아에서 두번째로 유네스코 문학창의 도시로 지정되었습니다. 문학창의 도시 지정 1주년을 맞아 <부천 시티저널>에서는 홍영수 시인의 "부천 문인들 문학의 향기"를 독자들과 함께 하고자 합니다.    

 

勸酒歌/이봉영 

 

白壽를 살아도 짧은 인생

쉬엄쉬엄 쉬며 가세

세월아

네월아

더디 간다고 최촉할 이 있다던가?

 

해도 해도 끝없는 일

슬렁슬렁 놀다 하세

비나리

눈나리

핑계 댈 일 많구나!

 

披露愁心

술술 풀리는 한 잔 술

쓴소리

단소리

그 안에 들었다네!

 

人生事 塞翁之馬, 生老病死天理라 잔 들고

기쁨은 더해주고

슬픔은 덜어주고

내 사랑, 내 친구, 님의 뜻

, 우리의 安寧을 위하여!

 

-시집 <불끈 불끈>, 미디어 저널. 2019

 

신윤복 그림.jpg
신윤복(申潤福)의 <대쾌도(大快圖)> 부분,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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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아가는데 언어가 중요하다는 건 누구든 다 안다. 언어는 인간관계를 맺고 소통하는 매개체이며 화자와 청자 사이에 자극과 반응으로 나타난다.

 

말에는 그 사람의 인격, 품격이 드러나기에 같은 주제를 가지고, 특히 설득의 화법에 있어서는 저질적이고 자극적, 금도를 넘어선 화법은 다수의 언중이 실망하게 된다. 특히 국민을 대표한다거나 지도자의 위치에 있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이러한 필요성에 의해 60년대, 대학에서 화법 교육의 강좌가 개설되기도 했다.

 

대화의 경지에 오른 맹자의 논리와 비유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왜냐면, 그는 시, , 예악을 통섭했기 때문이다. 논리의 비약일지 모르지만 언어의 품격과 격을 높이기 위해서 한 달에 시집 한 권 구입해서 읽어보길 권해본다.

 

21대 총선이 끝났다. 승자와 패자는 각자의 이유로 한 잔의 술로 웃으며 회포를 풀고, 한 편에서는 울부짖었을 것이다. 희비가 교차된 상황에서 권커니 잣거니, 아님 獨酌을 했을 것이다. 음주는 이렇듯 喜怒哀樂性情 속에서, 때와, 장소, 계절을 떠나 울분을 토하고 때로는 기쁨에 환호하며 즐기는 음식 문화이기도 하다.

 

권주가하면 바로 송강의 장진주사와 시선 이백의 장진주를 떠올리게 된다. 너무나 잘 알려진 시가이기 때문이다. 송강은 이백의 영향을 받았음은 물론이듯 화자인 작가 자신도 고시가를 당연히 살펴보았을 것이다. 왜냐면 예술가들은 학제 간의 교류와 인접 학문에서 직간접적으로 영감을 주고받기 때문이다.

 

자 이제, 필자도 勸酒歌한 잔 받았으니 두 손 모아 받잡으며 펼쳐 놓은 멍석에서 한 바탕 놀아보자. 백 년도 못살면서 천년 근심 안고 사는 인생아(生年不滿百 常懷千歲憂). 세월아 네월아 뭐가 그리 급하더냐. 막대 들고 가시 쥐고 늙는 길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때려본들 허연 머리칼이 먼저 온다고 그 누가 말했더냐. 바로 우탁이 늙음을 한탄하지 않았더냐(嘆老歌) 깊은 산속에서 불로초 찾지 말고, 이른 아침 공원길을 微吟緩步하며 시 한 송이 접어보고, 원미산 둘레길을 逍遙吟詠하며 시조 한 수 읊조려본들 어떠하랴.

 

비나리고 눈 나린들 어떠하리, 중앙공원에 봄이 들어 흥이 절로 나니 하던 일 잠시 멈추고 한적한 계곡에서 막걸리 한 사발(濁醪溪邊)에 쏘가리(錦鱗魚) 안주 그 어떠한가. 마당바위 걸터앉아 한 잔 권커니, 한 잔 잣거니. 술꾼인 李伯, 松江. <將進酒>’,‘將進酒辭’‘한 대목씩 술잔에 띄워놓고, 몇 잔을 마시는지 꽃 꺾어 놓고 무지하게 마셔보세.

 

쌓이고 쌓인 披露(疲勞의 오기인 듯)와 수심은 흔들리는 내 술잔에 어리고, 쓴소리, 단소리는 그대 술잔에 어룽대니 風樂山海珍味 없다한들 어떨손가. 거나하게 취한 김에 천하 술꾼 송강 되어 사이좋은 이웃집에 술 익었단 소문 들었으니 누운 소 없는 대신 좋은 벗과 어깨동무하고 대문 앞 다가가서 친구 왔다 큰소리로 외쳐보세. 말술 마시며 이웃과 어울려보세(斗酒聚比隣)

 

길흉화복 변화 많으니, 낙이불음 애이불상樂而不淫 哀而不傷)하고, 늙어 병들어 죽는 인생, 허망코 허망토다. 자 이쯤에서 일배일배부일배(一杯一杯復一杯). 벗들과 노닐다가(友人會宿), 술 취해 텅 빈 산에 누우니(醉來臥空山), 하늘이 이불이요 땅이 베개인 것을. 한창때의 시절은 다시 오지 않고(盛年不重來)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으니라(歲月不待人).

 

이백과 송강의 권주가가 저 먼 이탈리아 주세페 베르디를 취하게 했는지 그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에서축배의 노래로 한 잔 술을 권하지 않았더냐. 알프레도와 비올레타의 이중창으로 말이야.

 

잔을 가득 채워 축배의 잔을 높이 드세

우정을 위하여

사랑을 위하여

미래를 위하여 우리 다 함께 이 잔을 드세.

      

홍영수 시인jisrak@hanmail.net

https://www.youtube.com/watch?v=ZDkggN2Ll9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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