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나비와 철조망

박봉우

댓글 0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기사입력 : 2020.08.25 23:27
  • 프린터
  • 이메일
  • 스크랩
  • 글자크게
  • 글자작게

지금 저기 보이는 시푸런 강과 또 산을 넘어야 진종일은 별일없이 보낸 것이 된다.

서녘 하늘은 장미빛 무늬로 타는 큰 눈의 창을 열어....

지친 날개를 바라보며 서로 가슴 타는 그러한 거리에 숨이 흐르고

 

모진 바람이 분다.

그런 속에서 피비린내 나게 싸우는 나비 한 마리의 상채기.

첫 고향의 꽃밭에 마즈막까지 의지하려는 강렬한 바라움의 향기였다.

앞으로도 저 강을 건너 산을 넘으려면 몇 '마일'은 더 날아야 한다. 이미 그 날개 피에 젖을 대로 젖고 시린 바람이 자꾸 불어간다.

목이 바싹 말라 버리고 숨결이 가쁜 여기는 아직도 싸늘한 적지(敵地).

벽, 벽..... 처음으로 나비는 벽이 무엇인가를 알며 피로 적신 날개를 가지고도 날아야만 했다. 바람은 다시 분다.

얼마쯤 날으면 아방(我方)의 따시하고 슬픈 철조망 속에 안길.

이런 마즈막 '꽃밭'을 그리며 숨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어슬픈 표시의 벽, 기(旗)여..... 

 

사본 -DSC_6742신문2020년 7월.jpg

태그

전체댓글 0

  • 46492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나비와 철조망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
작업수행시간 :: 0.367772102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