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듣는 음악은 타인에겐 공해입니다.
최숙미
원미산 등산로는 초입부터 악 소리 납니다. 숨이 턱에 차고 다리는 천근만근이 됩니다. 겨우 올라 숨을 몰아쉬면 내리막 오르막이 이어지지요. 마주쳐 오는 사람이 보이면 얼른 마스크를 씁니다. 코로나가 사람을 꺼리게 하는 거지요. 부채로 가리고 피해갈 때면 제가 나병환자가 된 기분이 들기도 해요. 거리두기 해야 하니까 이해합니다.
그보다 더 꺼려지는 건 핸드폰 음악입니다. 음악 듣는 게 본인의 취향이겠지만 타인도 함께 들어야 할 일은 아니거든요. 이어폰을 끼고 들으셔야죠. 음악 취향도 있는데다 아무리 좋은 음악이라도 때에 따라 공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 정도의 배려는 하십시다. 피켓이라도 들고 싶은 심정이에요. 산에서 쉼을 얻으려는 이들을 방해하는 것임을 아셨으면 좋겠어요. 이어폰 끼지 않으실 거면 음악 꺼 주십사 부탁드립니다. 산을 좋아하는 시민의 소리입니다.

최숙미
수필가, 소설가
부천문인협회 회원, 부천신인문학상운영위원
수필집<칼 가는 남자><까치울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