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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

홍명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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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11.03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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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으로 존재마저 위태롭게 흔들리면서

대궁을 비우는 것이

쉽지는 않았으리라

 

서걱서걱 마른 잎사귀가 소리를 내며

혹한의 한철 몸을 울어야

속이 풀리는 까닭일 것이다

 

휘청 일 때마다

얼마나 이슬을 털었을지

얼마나 목마름을 견디어야 했을지

얇고 긴 저 잎마저

뿌리를 향해

찬찬히 결을 만들고 있다

 

가을이면 지상의 잔치를 거두는 겸허함이

나를 부끄럽게 한다

 

숙명처럼 사랑을 품어

바람에 더욱 영롱하게 여물고

진주빛 감성

대지에 깊어 가는 것

 

갈대가 대궁 속을 비우는 까닭일 것이다

 

시낭송10월사본 -DSC_9030.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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