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습관은 어떻게 형성될까
다른 사람이야 어떻든 나만 편하면 그만이라는 식의 이기주의는 결국 자신을 망칠 뿐 아니라 사회를 병들게 한다
살아가면서 각자의 생활 태도가 양심에 따라 이루어질 수는 없을까. 몸에 밴 습성을 바꾼다는 것은 쉽지 않다. 습관이 어떻게 만들어졌느냐에 따라서 그대로 현실에 반영이 된다. 잘못된 습관은 타인에게 해악이 될 수 있으며, 끊임없이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양심 없이 사소한 일이라고 시도 때도 없이 자유의사대로만 하다 보면 알게 모르게 다른 사람에게 스트레스가 된다.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하고 싶은 대로 분별없이 행동이 일반화되어 간다면 어떻게 하면 될까. 나 아닌 다른 사람의 행태를 지적하고 양심을 팔면서 정작 자신의 잘못은 생각하지 않고 엉뚱한 말만 일삼는다. 이기적이고 타인에 대한 고려 없이 무관심하게 자유 의지대로 하는 게 문제가 아닌가. 모두가 무모한 돌직구만 날리는 것이 재주라고 하는 것 같다.
지금까지 층간 소음이 문제화될 때마다 아이를 키워보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느냐며 서로 이해하면 될 걸 왜 그런지 이해할 수 없었다. 우리 위층 아이가 어릴 때는 몰랐는데 걸어 다니기 시작하면서 통통 뛰어다니는 소리가 들려올 때 한두 번도 아니고 노이로제가 걸릴 것 같아서 참다못해 찾아가서 사정 이야기를 했지만, 층간소음이 아랫집에 어떻게 들리는지 제 눈의 들보는 모르는 듯하였다.
모모세 다다시는 “오랫동안 생활하면서 한국인들의 무질서를 절감할 때가 많았다고 한다. ‘반상회’ 참여시 반상회를 끝내는 순간 논의됐던 좋은 아이디어들은 사라지는 것 같았다. ‘말만 늘어놓을 뿐 실제 행동에 나서지는 않는 것 같았다.’ 계단에 자전거, 유모차를 놓아 대피 통로 방해, 집안 물건 내놓기, 쓰레기 수거하는 날 계단에 쓰레기를 쌓아두어 타인에게 폐가 되었다.
하지만 모두 ‘나 하나쯤은’ 하는 생각인 것 같았다. 아파트 주차장의 무질서, 겨울철 자동차 공회전, 보호수 앞 정면 주차 불이행, 봉투나 음료수 깡통이 버려져 어딜 가나 ‘내 멋대로’ 보인다고 한다. 대중교통수단보다 자가용 출근 고집, 끼어들기, 휴대전화 사용으로 타인에게 실례의 사례들이 무감각한 것 같았다. 이 무감각이 질서를 파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제는 한국인 각자가 ‘질서 있는 행동’을 생각할 때다. 자신을 갖고 하나하나 실천하면 한국 사회도 질서 있는 사회로 변모할 것이다.”(동아일보 1999년 12월 22일 자)
모모세 다다시가 지적한 바와 같이 우리는 아는지 모르는지 부끄럽게도 무관심한 편이다. 나만 편하면 되지 그 이상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이기주의와 무질서에서 기인한 결과가 아니겠는가.
우리의 잘못을 알려면 처음으로 돌아가 무엇이 어렵고 잘못되었는지 진단하여 개선점을 찾아야 하리라. 나 하나쯤이야 하는 행동을 모두가 하면 되겠는가. 바르게 실천하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양보하고 질서를 지키는 사람을 유약하고 힘없는 사람이라고 비아냥하는 정서에서 벗어나야 한다. 질서를 지키는 사람을 비정상으로 취급을 하니 힘들게 질서를 지킬 필요가 없고 상황에 따라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면 그만이라는 것을 조장한다. 질서를 지키는 쪽보다 안 지키는 쪽이 현명하게 보이기 때문에 잘못된 문화가 개선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야 어떻든 나만 편하면 그만이라는 식의 이기주의는 결국 자신을 망칠 뿐 아니라 사회를 병들게 한다.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사회를 병들게 하는 것은 결국 우리들의 무관심과 이기심이다. 자기중심적인 이기심으로는 행복을 기대할 수 없다.
개개인의 잘잘못이 일반화되어 있으면 잘못이 기준이 되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판단하지 못한다. 다 그렇고 그런 것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있겠는가. 우리가 살아가면서 갈등이나 스트레스를 피할 수는 없지만, 양심에 따라 잘잘못을 가려서 할 때 행복하게 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