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살아온 삶이 지금의 삶인 이해경 만화가! - (2021년 신춘 기획) 부천의 예술인들 1.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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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1.03.11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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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만화진흥원 5층, 부천시내를 향해 창이 확트인 이사장실에서 창가, 그리고 벽 가득히 자신의 작품이 담긴 액자를 세워놓고 이젤 앞에서 그림을 그리며, 커피를 내려 향을 즐기는 이해경 만화가는 만화진흥원 이사장으로서의 품격이 풍겨 왔으며 만화가로서의 아우라가 더욱 빛이 났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최초의 여성 이사장이다. 이두호, 조관제, 이현세, 김동화 등 손꼽히는 만화가들이 역대 이사장직을 맡았었고, 2019년 7월 15일 열린 이사회에서 제9대 이사장에 만장일치로 선출되었다. 장애인이 장애인의 단체가 아닌 일반단체의 이사장으로 또 여성으로 취임한 드문경우라 할 수 있다. “만화와 결혼했다”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이해경 작가로 부터 뿜어져 나오는 카리스마는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인상을 준다.  

 

이해경.jpg
이해경 만화가

 

한국만화진흥원이 노사 간의 갈등 등 분규 와중에 이사장으로 취임하여 진흥원의 갈등을 치유하려 노력하면서 자신의 임기의 대부분을 보냈다고 아쉬워했다. 취임을 전후하여 만화진흥원은 끊임없는 분규와 내부의 갈등을 겪어왔다. 2018년 8월 전임 A원장의 급작스런 사임으로 촉발된 분규는 이후 내부 직원간의 첨예한 갈등은 물론 외부인사의 무책임한 개입 등으로 수년간 해를 거듭하면서 강도를 더해갔고, 급기야 만화진흥원에 대한 한국콘텐츠진흥원 편입설까지 국회에서 제기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이해경 만화.jpg

만화계와 부천시의 강력한 반발로 현재는 수면 아래로 잠수된 상태지만 이해경 이사장의 존재는 언제든 부상할 수 있는 만화진흥원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신종철 원장과 함께 지켜내는 만화진흥원의 버팀목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장애자들의 권익보호와 권리신장을 위하여 오랫동안 노력해온 것은 물론, 민주화를 위한 투쟁에서 최전선의 자리에서 항거해 왔던 올곧은 이미지와 존재가 끼친 긍정적 효과는 드러난 것 이상의 효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고 있다. 

 

3살 때 소아마비로 학교를 포기해야 했고 정규교육을 거치지 못했지만 13세 때 부여잡은 만화가의 꿈은 결코 놓지 않았고, 오늘날 작품 곳곳에 녹아들어 진주처럼 심오한 예술혼은 보여주고 있다. 1974년 새소년 잡지만화에 '현아의 외출'로 데뷔했고 현재까지 약 50여년간 만화가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장애인의 고통과 재활 노력을 다룬 '겨드랑이가 가렵다'로 2005년 오늘의 우리만화상을 수상했다.  

 

이해경 만화2.png

 겨드랑이가 가렵다’ 는  ‘나는 불현듯 겨드랑이가 가렵다. 아하, 그것은 내 인공의 날개가 돋았던 자국이다. 오늘도 없는 이 날개. 머릿속에서는 희망과 야심의 말소된 페이지가 딕셔너리 넘어가듯 번뜩였다. 나는 걷던 걸음을 멈추고 그리고 어디 한번 이렇게 외쳐보고 싶었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보자꾸나.’ 20세기 천재작가 이상의 단편소설 ‘날개’에서 따온 이 제목은 이해경 만화가가 겪어온 순수예술을 향한 진한 고뇌의 흔적을 느끼게 했다. 기나긴 터널이 끝나고 이제 비상하려하고 있다고 알리는 신호음처럼 신선한 울림을 주었다

 

하반신의 신체장애를 극복하고, 카페 운영에 도전 하고, 운전 면허증에 도전하고, 대학교 강단에 서고, 그림을 그리며 삶 자체가 역동적인 이해경 만화가는 작품 속 캐릭터 이상의 용기와 도전으로 이 시대를 살아내고 있는 용기의 표상으로 다가온다. 따뜻하고 맑은 예술혼을 불태워 심해의 진주처럼 심오한 예술로 오늘도  작품 속에서 유유히 날아오르고 있다. 작품속에서 외침이 들려오는 것 같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이해경 만화가: 1974년 새 소년 잡지에 <현아의 외출>로 만화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소년 동아일보, 르네상스, 일본 슈에이사 you 잡지에 연재만화를 실었고, 박완서 소설 등의 명작 만화를 그렸다. 2005년 <겨드랑이가 가렵다>(씨엔씨레볼루션)로 오늘의 우리 만화상을 받았다. 작품으로는 <우리들의 천국은>, <리빙스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죄와 벌>(이상 두란노 출간), <허드슨 테일러>, <썬다 싱>(이상 두란노키즈 출간), <다다의 요리일기> (바다그림판)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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