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1-10-21(목)

구유현의 명상노트/ 발목잡기의 부끄러운 민낯

한 사람이 뛰기 시작하면 금방 밑에서 끌어 내리는 악습을 우리 사회 발전을 저해하는 중요 요인이라고 그는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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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1.09.18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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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는 신뢰할 수 있는 유형무형의 거래 관계가 아닐까. 서로 유불리에 따라 갈등이 심화하고 스트레스가 쌓이면 되겠는가. 시장에서는 수요 공급에 따라 가격이 형성되지만, 인간관계에서 일방적인 의견의 차로 실망과 상처를 남긴다면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유형의 손실은 쉬 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상처와 배신감은 무형의 근육으로 만들어져 잘 잊히지 않는다. 일가친척, 친구, 이웃, 동료, 사회 구성원이 역동성 있는 근육을 만들어 낼 때 활력이 넘치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혼자 있으면 잘하는데 모였다 하면 되는 일이 없다는 말을 흔히들 한다. 이게 분열의 씨앗이 되고 줄기가 되면 불행을 자초한다. 인간관계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언행은 개성이 강하고 대단히 이기적이어서 나타나는 결과가 아닐까.

 

비방, 폄하, 비굴, 비열, 해코지, 거짓말, 억지, 우기기, 횡포, 무시, 무기력, 모멸, 증오, 집단 따돌림으로 발목잡기 하면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이렇게 하고도 사과할 줄 모르고 잘못인 줄 모른다는 데 있다. 우리를 더욱더 안타깝게 하는 민낯은 오히려 선진국의 장점이고 당연하다는 데 더는 무의미하다. 바람직하지 못한 언행을 하고도 잘못된 줄 모르고 반성할 줄 모른다면 희망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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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상처를 보듬어 주기보다 지극히 정상적인 사람이 사회 인식을 모르고, 부족한 사람으로 취급받기 일쑤다. 새삼스럽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말이 실감 난다. 인간관계나 생활 방식은 성취도에 따라 그대로 사회 환경에 반영되고 불편한 진실이 되기도 한다. 나는 가끔 고민한다. 발목잡기의 문제를 말하면 이유를 불문하고 무조건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며 부정적인 시각이어서 아무 말도 못 할 때가 있다. 상대에 따라서 ‘신경 쓴다고 고쳐지는 것도 아니고, 나는 머리 아프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무관심할 때 무슨 말을 나눌 수 있으랴.

 

 이한우 씨의 강연 내용을 읽으면서 나를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참게는 민물 게다. 털이 많고 발톱이 날카로워 깊은 항아리나 독 속에 넣어도 제 발로 기어 나온다. 그러나 게 여러 마리를 한꺼번에 항아리 속에 넣으면 한 마리도 나올 수 없다. 한 마리가 기어오르기 시작하면 다른 게들이 뒷다리를 잡고 서로 엉겨 붙어 떨어지기를 반복하기 때문이다. 독일계 한국인 이한우(李韓佑) 씨는 ‘내가 본 한국, 한국인’이라는 강연(월간조선 9월호 전재)에서 한국인의 ‘남의 뒷다리 잡기’ 풍조를 항아리 속 참게에 비유했다. "한 사람이 뛰기 시작하면 금방 밑에서 끌어 내리는 악습을 우리 사회 발전을 저해하는 중요 요인"이라고 그는 꼽고 있다.

 

원근감 있는 이런 내용을 보고도 부끄러운 줄 모른다. 부끄럽게 생각하고 반성하기는커녕 부정적인 이야기라고 폄훼한다. 우리의 잘잘못이 있으면 귀담아 듣고, 반성하며 반면교사로 삼기보다 허접스럽게 여기고 무시해 버리기 때문에 품격 있는 됨됨이를 보여주지 못한다. 되레 이런 말 하면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게 하고 무시당하기 때문에 아예 밥만 먹는 벙어리가 된다.

 

우리 사회의 참게 근성은 파르르 끓다가 식는 냄비같이 학연, 지연, 혈연으로 이어져 안 보이는 권력으로 자리 잡아 갈등과 분열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신바람 나고 행복한 삶이 되려면 감동을 만들어 내기 위하여 노력하고 민낯을 줄이며 보편화할 때 가능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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