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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학의 독백 6 -개발제한구역16번 말뚝

동네 주변에서 흔히 보던 개발제한구역말뚝도 귀한 것이 되었고 근대문화유산의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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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2.04.09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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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사본동에는 개발제한구역말뚝이 네 개 있다. 마을 신문인 부천 소새울에 산다를 만들면서 동네를 구석구석 찾아다니던 어느 날 개발제한구역말뚝이 시야에 들어왔다. 전에는 동네에서 흔히 보던 것이라는 생각에 소사본동에는 개발제한구역말뚝이 몇 개나 있는지 찾아보았다. 몇 년의 시간을 두고 소사본동에서 개발제한구역말뚝을 찾았지만 네 개의 말뚝 이외에는 볼 수 없었다. 동네 주변에서 흔히 보던 개발제한구역말뚝도 귀한 것이 되었고 근대문화유산의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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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제한구역말뚝을 보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은 그린벨트란 단어다. 그린벨트는 무한히 확장되는 도시로 인하여 파괴되는 녹지를 보호하기 위하여 인위적으로 설정한 녹지대이다. 국민의 재산권이 침해되었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그린벨트의 지정은 도시에 푸른 녹지대를 갖게 해주었고, 도시에서 녹지대의 중요성을 눈으로 확인시켜주는 순기능을 하였다. 당시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린벨트를 설정한 박정희 대통령의 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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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사본동 개발제한구역말뚝에는 차이가 있다. 두 개의 말뚝은 예전의 것이고, 나머지 두 개는 최근에 만들어진 것이다. 예전의 말뚝은 시멘트로 만들어졌고 번호가 새겨져 있다. 최근에 만들어진 것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있다. 나는 예전의 말뚝에 관심이 많다. 예전의 말뚝 두 개에는 번호가 매겨져 있다. 하나는 16번이고, 다른 하나는 17번이다. 개발제한구역말뚝에 새겨진 16번과 17번 번호를 보고 15번 말뚝과 18번 말뚝을 찾으려 애를 써보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분명 전에는 15161718번 번호순서대로 개발제한구역말뚝이 있었을 것이다. 너무 빨리 변하니 과거의 흔적조차 만나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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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현로 여우고개가 시작되는 지점에 가면 개발제한구역말뚝이 언제나 반긴다. 자신들에게 관심을 가져주어서 고맙다는 말도 잊지 않는다. 그리고 또 보태는 말이 있다. 15번 말뚝과 18번 말뚝이 살아있는지 계속 관심을 가져달라고. 나는 개발제한구역 16번 말뚝과 17번 말뚝을 소사본동에서 관리해야 한다고 믿는다. 비록 작은 시멘트말뚝에 불과하지만 그 속에는 미래세대에게 전해주어야 할 우리의 과거와 이야기가 숨어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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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학

마라톤을 하면서 인생을 긍정의 눈으로 보는 법을 배우고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마라토너/부천복사골문학회회원/부천작가회의회원/부천수필가협회회원

소새울 소통미디어 협력단 대표/마을 신문 ‘부천 소새울에 산다’ 발행인

저서: 나는 마라토너다

       길에서 다시 찾은 행복마라톤

       황소도 말처럼 뛰나

      엄마가 치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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