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6-10(월)

당신의 빈자리

홍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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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3.10.14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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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기를 머금은 침대 하나

하얀 시트 위에 적막함이 누워있다.

 

깊게 파인 육순의 자국 위에 귀를 기울이니

떠나지 못한 당신의 심장 소리 여전히 들려오는 듯

창문 틈새로, 바람을 안고 들어온

차가운 체온이 침대 위에 눕는다.

온기 없는 온기가 따스하다.

  

숨소리 잃은 베개를 당겨 안으니

한숨에 실린 베갯잇이 긴 한숨을 짓고

메말랐던 눈물 자국이 촉촉한 눈물을 흘린다.

한 생이 저물기 전의 깊이를 알지 못하고

이제야 당신의 고단했단 삶의 한 자락을 휘감으니

따스한 그림자로 가만히 다가와

타오른 그리움의 내 가슴을 감싸준다.

당신은 알고 있을까.

움푹 들어간 베갯속의 허전함을

아직도 세탁하지 않은 침대보에 스며든 고단한 숨소리를

곁에 없어 더 사랑하게 되는

이 절절한 모순 앞에

나의 심장에서 잊혀가는 것에 대한 상실감과

당신의 기억 속에 내가 지워지는 두려움을

꽉 찬 공허의 그리움으로

동살 잡히는 새벽녘까지

당신으로 하얗게 지새운 밤이다.

  

2023.10월사본 -DSC_7576.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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