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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구지

서금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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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4.01.0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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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구지

서금숙 

 

구지 그 곳을 말하자면

땅이 낮을수록 뿌리는 깊다

숲 개별꽃 날아오르고 공기는 차다

 

돈 벌러 간 골목은 고요하고 잠잠해

제일먼저 화려함을 떨치려는 국화

잘생긴 이마 반질한 먹감, 땅볼 친 밤송이 

민첩한 내야수를 기다린다

골바람 깃들어 슬며시 열린은행

골자래는 은행알 터지기 전 샅샅이 훑는다

꽃단장한 색시를 안식구로 앉힌 구멍가게

맵고 짠 시름 비빈 초록 성찬

산 위에 얹혀 있는 마을

일화 한 토막 어우르는 여윈 고개 너머

세파에 찌든 때를 대비 해야할 

송내어울마당 갈 채비를 할 

 

아침결 난데없이 뻐꾸기 한 마리가 날아와

내 집 베란다에 대고 목청을 높여

뿌리 깊은 소리로 다사하게 운다


사본 -birch-trees-8345812_640.jpg

 

서금숙

2019<월간 시문학등단. 2017 부천신인문학상.

부천여성문학회 회장시문학시문회 사무국차장.

 

시작 메모: 주민등록증을 새로 발급받고 새로 태어나는 기분을 만끽하고 싶어 한국방송통신학교 지역학습관이어던 곳에 새로 지어진 송내 어울마당으로 들어가 봤다. 제일 먼저 도서관으로 올라가서 시집 네 권과 오로지 가게 밖을 모르는 남편이 가여워 돈 좀 그만 벌자라는 책을 대여했다. 그리고 승강기를 타고 내려와 출입구 쪽에 안내된 시 창작반을 발견했다. 뭔가 태동하는 쌔한 느낌이 든다고 할까. 주민등록증을 잃어버리고 수개월 짬을 내어 주민등록증 갱신하고 시인으로 탈바꿈하려는 순간이 온 것이다

20166월 이후로 한 달에 네 번 어울마당 지하 1층 시 창작반에 가 있는 동안은 오로지 시만 생각하게 됐다. 그동안 이 동네에서 30년 사는 동안 가게에 충실하고 아이들 키우느라 생각 못 했던 시인이라는 꿈을 꾸게 한 장소인 송내어울마당은 명실공히 문화의 산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다음해인 2017년 부천신인문학상 시부문 대상을 타면서 정말 시인의 길로 안내받은 송내동의 명소로 송내어울마당을 추천한다. 그곳에 가면 그전에 자기 자신에게 몰랐던 재능을 발견하고 이웃과 소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깊은구지' 시는 어울마당을 다니며 지은 시이다.

송내어울마당은 송내동 지역의 문화적 특성을 잘 반영한 복합문화시설의 새 이름을 공모하고, 전문가 등의 의견 수렴을 거친 후 내부적인 선호도 조사 및 송내 1·2동 주민 선호도 조사를 거쳐 송내어울마당으로 선정했다. ‘송내어울마당은은 소통과 화합을 위해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곳을 의미한다. 발음하기가 쉽고 친숙하며 밝고 긍정적인 느낌을 가지고 있어 시민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복합문화시설이며 지하에는 향토역사관과 체력단련실, 지상 1~2층에는 도서관, 시민학습원, 문화카페 등, 3`5층엔부천문화원, 청소년문화의집, 소극장, 문화교실, 방과 후 교실 등이 있다.

노령화시대가 급속히 빨라지는 현시점, 1인 가족이 늘어나면서 삭막해지는 미래의 삶의 밑그림을 그려볼 수 있는 가장 핫한 공간은 송내어울마당이다. 남편에게도 은퇴하면 어울마당 같은 곳에서 만약 기회가 주어진다면 주민들을 대상으로 빵 만드는 취미 공유공간을 계획해보라고 했다. 송내어울마당은 안드로메다의 어느 공간을 가기 위한 은하초특급 999호를 타고 가는 여정의 밑그림을 그려볼 수 있는 곳이다.

송내2동 거마산 아래 지친 현대인의 휴식공간이며 문화공간임을 매번 자랑한다. 나이 지긋한 손님이 우리 빵가게를 방문하면 나처럼 어울마당에서 제2의 인생을 펼쳐보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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