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가족들의 따뜻한 이야기 '미리내 삼대' 연극-최숙미
배우들의 열연과 스토리에 공감하며 힘찬 박수를 보냈다.
《미리내 삼대》 라는 연극을 봤다. 부천시민들의 감정글을 담은 <도시다감. 감정사전>에서 시작된 보통가족들의 따뜻한 이야기다. 공부는 뒷전이고 지구살리기 운동을 펼치는 아정이의 발랄 상큼한 나래이션에 기대를 했다.
학폭 사건으로 골머리를 앓으며 아정이를 공부벌레 왕재수 오빠와 사사건건 비교하는 교사인 엄마는, 외할머니를 모시고 살며 친가에서 알새라 전전긍긍한다, 아정이를 응원하는 아빠는 거란전쟁 드라마에서 병사3쯤 되는 역할을 하며 만사태평이다.
부잣집 막내아들 같은 아빠를 탓하지 않는 엄마. 그 와중에도 가해학생인 다문화 아이의 딱한 사정을 끌어않는 인간미로 불안요소를 가라앉힌다.
TV프로그램 스트릿파이터에서 보았음직한 학생 댄스 동아리들의 각진 댄스는 아주 멋졌다. 학폭 사건을 과장하는 피해자 엄마와 운영위원장이 합세하여 교사들을 힘들게 하는 패역함이라니. 관객들도 함께 분노하지 않았을까. 공부벌레 오빠와 여친의 서툰 썸라인도 부자 할아버지와 아정 외할머니 친구와의 러브라인도 재미를 더했다.
할아버지 유산 상속을 기대했던 아빠와 엄마는 소천한 할머니가 간직해 둔 유년시절 소품으로 추억에 젖고, 학폭의 진실이 밝혀지며 봄햇살같은 해피앤딩이 그려진다. 어설픈 웃음이 살짝 걸리긴 했어도 배우들의 열연과 스토리에 공감하며 힘찬 박수를 보냈다.
최숙미
경남 고성 출신. 2010년 계간《에세이문예》 봄호 수필 등단. 2018년 《한국소설》 2월호 소설 등단. 한국문인협회 부천지부장, 한국본격문학가협회 중부지부장, 풀꽃수필문학상, 한국에세이문학상, 원종린수필문학상 작품상 수상. 수필집 『칼 가는 남자』 『까치울역입니다』 소설집 『데이지꽃 면사포』 정계순(친정어머니) 두루마리 산문집 『전전반측』 엮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