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의 두 원로배우가 펼치는 "고도를 기다리며"
31일과 1일 양일에 걸쳐 부천시민회관에서는 사무엘 베케트 원작의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가 공연되었다.
원로배우 신구(에스트라공-고고역), 박근형(블라디미르-디디역)으로 출연하는 이 연극은 21회를 목표로 전국 순회를 진행 중이다, 이번 부천 공연에서도 역시 87세의 노배우 신구와 83세의 박근형 의 대조적인 발성과 억양으로 관객들의 집중력을 허트리지 않는다.
실제로 인생의 종착역 어딘가에서 헤메는 작 중의 두 주인공의 삶에 버금가는 연령의 두 배우의 연기와 대사의 흐름은 지극히 사실적인 흐름을 나타내어 전반70분 후반 60분을 아우르는 이 장편을 훌륭히 소화해 낸다.
전석 매진이라는 기록을 갖는 이 연극을 보기 위하여 모인 부천시민은 당초의 기대를 벗어나, 의외로 젊은 관객층이 많은 것에 또 한번 놀라게 된다.
연극에서 터전을 닦은 탁월한 연기자임에도 불구하고 오랜 동안 TV 탤런트로유명했다는 점을 감안 할 때 주 관객이 중년 여성층일 수 있다는 편견을 갖었던 기자의 눈에는 다소 의외의 모습이었다.
이 공연을 유치한 부천문화재단 관계자의 탁월한 선택 역시 "엄지 척"을 받을만 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연 전후에 드는 생각은 서울시 외곽의 위성도시가 갖는 문화 예술의 변방적 성격을 못 벗어나는 한계에 대한 아쉬움일 것이다.
부천시에도 "예터", "물뫼"를 비롯한 몇몇의 극단이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으나 이날과 같은 관객들의 호응을 얻지 못한 채 소극장 공연의 틀에 얶매인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된다.
과연 누구의 책임일까?, 관객 탓을 할런지 소규모의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는 극단을 탓해야 할지 것인지?
그들 역시 대학로 소극장에서 활발한 발표를 하고 왕성한 활동을 함에도 불구하고 지역에서는 여전히 이름없는 하나의 극단으로 보조금 또는 지원금으로 어렵게 작품을 올리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