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추암해변, 능파대
맑고 깊은 바다위로 뾰족한 암석들이 돌출된 풍경이 절경을 이루고 있는 추암 능파대
강원도 삼척에 있는 추암 해수욕장은 150M의 백사장이 있는 작은 해수욕장이다. 허지만 인근 바닷가가 모두 해수욕장 이어서 바닷가가 연속되다보니 그저 광활한 바다 어느 지점에 와서 머무는 기분이다. 추암 해변 언덕을 올라가면 한국의 석림이라고 불리는 능파대가 있어, 파도 위에 서 있는 기암괴석의 풍경이 장관으로 강원도 에서도 손꼽히는 명승지이기도 하다.
언덕의 나무 울타리 너머는 깊고 푸른 바다가 펼쳐져 있다. 맑고 깊은 바다위로 뾰족한 암석들이 돌출된 풍경이 절경을 이루고 있는 추암 능파대는,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명소 100선에 드는 뛰어난 경치로 해금강이라 불려 왔으며 조선 세조 때 한명회가 강원도 재찰사로 있으면서 그 경치에 반해서 능파대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능파대는 파도가 암석에 부딪히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능가할 능, 파도 파, 높고 평평할 대 라는 뜻에서 유래된 이름이라고 한다.
애국가 영상에 나오는 유명한 촛대바위나 형제바위, 그 밖에 거북 바위, 두꺼비바위, 코끼리 바위 각기 이름을 가지고 있다는 바위 사이로 하얀 물거품을 일면서 파도가 요란히 치고 있다. 잔잔하게 은빛으로 반짝이다가도 어느새 거센 파도가 바위들을 치고 지나가기도 한다. 이런 지형을 라피에라고 부르는데, 라피에는 석회암이 지하수의 용식작용 으로 형성된 암석기둥을 이르는 말이다. 이곳의 라피에는 파도에 의해 자연적으로 드러난 국내 유일의 해안 라피에로, 고교 지리 교과서에 수록될 정도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고 한다.
동해안은 해돋이 명소가 여러 곳 있는데 추암 능파대는 신년 해돋이 장소로도 알려져 연말이면 인파가 몰리는 곳이다. 연말이 되면 북적일듯하다. 자연은 참으로 신비해서 추암 언덕에 올라 특이한 모양의 암석 사이로 흰 파도가 치다가 어느덧 파랑 물빛으로 잔잔해지는 수면을 바라보는 사이 일상의 묵은 때가 가슴 안에서 천천히 비워져가는 느낌이 들어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다.
부부일까 형제일까 마주 보고 있는 듯한 바위는 부부바위인지 형제바위인지 얼른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그 모습만을 담으며 머뭇거리는 사이 짧은 겨울 해는 조금씩 기울어가고 있다. 돌아 갈 길이 멀어 발길을 돌리지만 겨울바다와 바다 바람과 흰 물거품 사이로 내려오는 낙조는 시야에서 지우지 못하고 다시 그리움의 대상이 될 것만 같다.
돌아가는 길에 들른 추암 해변은 겨울바다의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고운 모래가 깔린 해변에 서니 동해에 왔다는 느낌이 확연히 든다. 바다 위의 암석 앞쪽엔 사자 형상의 바위가 선명하게 눈에 뜨인다. 어쩌면 저렇게 양쪽 눈이며 코, 귀까지 사자와 닮아 있을까? 그렇게 기묘하게도 어떤 대상의 형상을 닮은 바위는 그래서 이야기를 갖고 있기도 하다. 촛대 바위도 소실을 얻은 남자가 하늘의 노여움을 사서 벼락으로 징벌을 받고 바위가 된 것이라는 전설을 갖고 있다고 한다. 자연은 풍경과 이야기 들을 만들어 사람들의 마음속에 기억으로 남게 하는 것 같다.
추암 해수욕장은 강원도 동해시 북평동 동해 해변에 있다.
글/사진 최선경 https://blog.naver.com/csk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