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19-11-11(월)

또 다른 나를 찾아서 6 - 홍성균

헤밍웨이 작품인 ‘노인과 바다’의 모티브가 된 꼬히마르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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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11.05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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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꼬히마르박물관 전경

  

미술관에서 나와서 조금 걸으니 좌측으로 큰 시장이 보인다. 시장기를 느껴 시계를 보니 12시가 지났다. 자유시장 입구에 사탕수수 착즙기가 있어서 반가운 마음에 달려가서 제일 큰 컵으로 한잔 사들고 안으로 들어갔다. 여행 내내, 아니 작년 인도 여행할 때에도 노상에서 착즙해서 파는 사탕수수 즙이 불결하게 느껴졌고, 여행자들은 배탈에 각별히 주의해야 되기 때문에, 마실 생각을 하지 않았고 대신 주로 생수와 콜라를 마셨다. 

그런데 쿠바 아바나 거리에서 피자를 먹을 때였다. 마침 가지고 다니던 생수도 떨어지고 파는 음료는 사탕수수뿐이어서 울며 겨자 먹기로 한잔 사서 여차하면 버리거나 그냥 놓고 갈 생각으로 병아리 눈물만큼 삼켜 보았는데 눈이 확 떠지면서 온몸에서 전율이 흘렀다. 마시면서 찝찝했지만, 단숨에 500ml 되는 양을 마셨다. 얼음이 더 비위생적이기 때문에 꺼림직했으나 한잔을 더 마셨다.

 

쿠바 산타마리아 해변20190114_080548731_14신문10월.jpg
쿠바 산타마리아 해변

  

왜 이걸 이제야 알게 됐을까 너무 아쉽고 안타까웠다. 그 다음 부터는 보상심리로 길 가다가 사탕수수만 찾으며 다녔다. 멕시코 북부지방에 오니 남부지방에서는 그렇게 많이 보이던 사탕수수가 보이지 않았는데 이제야 찾게 되었다.  시장에는 여러 가지 먹거리를 팔고 있는데 그 중에서 멕시코식 햄버거인 또르따스, 아니 햄버거의 원조인 또르따스 파는 곳으로 갔다. 현지인들은 하나를 통째로 들고도 안 흘리고 잘 먹는데 나는 너무 커서 4등분 해 달라고 해서 먹는대도 계속 흘리면서 먹었다. 먹는 방법이 따로 있나. 내 입이 작은가.

 

쿠바 산타 마리아 해변IMG_1745신문10월.JPG
쿠바 산타마리아 해변

 

쿠바 떠나기 전날이니 3일 전에 아바나 서쪽의 산타마리아 해변에서 눈이 시리도록 눈부시고 찬란하게 아름다운 코발트 블루빛 카리브 해를 눈으로 한번, 카메라 렌즈로 한번, 가슴에 한번 담으며 한참을 앉아서 멍하니 바라보았다. 두 번째 왔지만 처음 온 것처럼 새롭게 느껴졌다. 한쪽에서는 동네 꼬마 형제가 공놀이를 하고 있다. 공을 형 혼자서 가지고 노니 동생이 뺏으려고 덤비는데 쉽지 않다. 한참을 둘이 실랑이 하더니, 우리는 형제라고 하는 듯 던지고 받고 하며 같이 논다. 초등학생 정도의 꼬마 둘이 오더니 혼자 있는 나를 비웃듯이 여자아이를 안고 바다 속으로 들어가서 포옹하고 키스하며 물속에서 나오지도 않고 계속 끌어안고 있다.

 

쿠바 산타마리아 해변IMG_1794신문10월.JPG
쿠바 산타마리아 해변

 

멀리서는 한 척인 듯, 두 척인 듯, 배인 듯, 아닌 듯한 물체가 다가온다. 자세히 보니 스티로폼 조각으로 만든 네모난 배를 탄 두 명의 어부가 둥둥 떠다니며 바다에 발을 담그고 낚시를 하고 있다. 바닷가에는 노부부가 다정히 손잡고 걸어가는 모습도 보이고, 한쪽에는 즐거워하며 파도를 타는 청춘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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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산타마리아 해변-스티로폼 배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뒤로 하고, 헤밍웨이 작품인 ‘노인과 바다’의 모티브가 된 꼬히마르에 갔다. 한적한 항구로 특별한 장소는 아니었다. 노인과 헤밍웨이의 관계가 특별했던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름다운 해변과 역사적인 장소를 둘러보고, 즐겁고 뿌듯하며 가슴이 벅찬 상태로 버스를 타고 아바나로 돌아오면서 휴대폰으로 메모를 했다. 갑자기 내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급하게 손에 들고 있던 휴대폰을 배낭 안에 있는 보조 배터리에 연결하고 서둘러 내리는데, 만원 버스라 사람을 헤치며 내려야 했다.

 

쿠바 산타마리아 해변IMG_1789신문10월.JPG
쿠바 산타마리아 해변

 

내리고 나니 갑자기 싸한 기분이 들어서 불길한 생각에 휴대폰을 찾으니 연결선만 덩그러니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내려서 흘린 건 아닌지 주위를 둘러보는 바람에 버스를 따라갈 수 없었다. 금방 택시타고 쫓아갔으면 다음 정류장에 서기 전에 따라 잡을 수 있었을 텐데 혼자라 아쉬웠다.

낙심하고 있다가 가지고 다니던 공기계로 휴대폰 분실신고를 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와이파이 카드를 휴대폰 케이스에 넣어 놨기 때문에 다시 사야 했는데, 거리 판매점에서 사려면 줄서야 되서, 와이파이가 잘 터지고 카드를 살 수 있는 프라자호텔로 갔다.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아 5시간을 사용할 수 있는 카드를 2개를 사서, 호텔 로비의 소파에 앉아서 비밀번호를 알려고 카드 뒷면을 동전으로 긁었다.

 

쿠바 꼬히마르박물관 옥상 벽화20190114_080548731_01신문10월.jpg
쿠바 꼬히마르박물관

 

조급해서 손은 축축하고 팔은 떨리고 마음은 두근거리고 긴장되어, 딱딱한 테이블에 놓고 긁지 않고 그냥 카드만 들고 힘을 주어 긁는 바람에 비밀번호까지 지워졌다. 서둘러 다른 카드를 긁었는데 이것마저도 번호 일부가 지워졌다. 아무 생각 없이 급한 마음에 계속 실수를 했다. 와이파이 카드 파는 창구로 가서 바꿔줄 수 있냐고 했더니 안 된다고 한다. 할 수 없이 새로 샀는데, 이번에는 창구 직원이 긁어 줘서 휴대폰 분실신고를 했다.    

그렇게 휴대폰을 잃어버리고 나서 예비용으로 가져온 휴대폰 공기계에 현지 유심을 연결해서 사용하려고 뗄셀 대리점에 가서 유심을 사고 데이터를 충전했다. 공기계로는 사용이 제한적이어서 불편했었는데, 숙소에 가서 와이파이로 카톡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졌다.

 출국하면서 휴대폰의 데이터 사용과 전화 통화 그리고 문자까지 모든 기능을 정지시켰고, 외부와의 연락은 카톡으로만 이루어지고 있었다. 당장 집에 연락을 해야 되고, 멕시코시티에서 만나서 똘랑똥꼬를 같이 가기로 한 아가씨와의 연락도 필요한 상황이었다.

 

멕시코 똘랑똥꼬 유수풀IMG_2836신문10월.JPG
멕시코 똘랑똥꼬 유수풀

 

 

홍성균(洪性均) 1957.10.3대일고등학교,  성균관대학교 사회학과 졸업,  세종대학교 대학원 산업환경학과 졸업.

여행경력 : 1998 단체여행(독일, 프랑스, 스위스 2005 자유여행(일본 동경, 교토, 오사카 2006 단체여행(싱가폴, 인도네시아, 중국 곤명, 계림, 상해 2007 단체여행(네덜란드, 프랑스, 영국 2008 단체여행(호주, 뉴질랜드 2010 단체여행(싱가폴, 인도네시아), 랜터카 자유여행(일본 후쿠오카, 큐슈 2011 랜터카 자유여행(미국, 일본 동경 2013 단체여행(싱가폴, 인도네시아 2015 패키지여행(중국 상해), 단체여행(대만), 랜터카 자유여행(일본 홋카이도 2016 랜터카 자유여행(체코, 오스트리아, 헝가리, 독일 2017 패키지여행(이탈리아), 자유여행(중국 대련, 연길), 배낭여행(인도, 네팔 2018 배낭여행(아르헨티나, 볼리비아, 페루, 에쿠아도르, 콜롬비아, 멕시코, 쿠바 2019 패키지여행(중국 장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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