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부천디아스포라문학상 파친코의 이민진 작가에게
재일한인 4대가 일본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삶을 조명한 작품
제2회 부천 디아스포라 문학상 시상식이 22일 신축 부천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열렸다.

금년도 디아스포라 문학상 수상작은 재미작가 이민진(54세)의 "Pachinko(2017. Head of Zeus) 로 이미정(2018. 문학사상), 신승미(2020. 인플루엔설)에 의해 각각 변역되었다. 출간 후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로 선정되었고 전미도서상 최종후보작으로 아쉽게 수상을 놓친 작품이면서 지난해 제1차 부천디아스포라 문학상 심사시에도 최종후보작으로 검토 되었던 작품이다.
일제강점기로 부터 현재에 이르도록 아프고 힘들었던 삶을 살아온 4대에 걸친 한인 가족의 역사를 그린 이 작품은 끊임없이 자신의 근거를 옮기면서 각각의 삶의 방식을 통해 새로운 삶을 견뎌 온 또 다른 외방인의 슬프고 처절한 적응을 그린 작품이다.

"한국인이 일본의 승리를 원했나?""절대 아니지, 그렇다고 일본의 적이 승리 했다고 한국인에 뭔 일이 일어날까?" 일본에 남은 한인들의 처지를 그린 이 말로 해방을 맞은 한국인과의 시각차이가 각각의 삶에서 보는 관점의 차이를 슬프게 드러낸다.
작가는 수상소감에서 "공포없는 전쟁이 없는 사회"를 희구하면서 "어떻게 전쟁으로 부터 집을 잃고 갈 곳 없이 헤메는 난민이 없게 할까?"에 대하여 고민할 것을 촉구하였다. 작가는 이들 난민에 대한 책임이 선진국들과 각 국가의 지도자들에게 있다는 점을 눈물로 지적하였다.
그녀는 또한 기독교든, 이슬람이던, 카톨릭이던, 불교든 무엇이던 간에 종교, 인종, 사상의 차이를 넘어 문학이 이 모든 경계를 넘어 펑화로 다가가는 노력의 선두에 설 것을 촉구하였다.
작가와의 대화에서 그녀는 "디아스포라가 부정적인 의미로 씌여 진 적도 있으나 현대에서는 모국(homeland)과 현재의 자신의 위치(이주지, 이민지)에 대한 연관성을 이어간다는 측면에서, 새로운 곳에서 각자의 방식에 따라서 또 다른 새로운 삶을 이어간다는 면에서 문화의 발전과 융합에 의미가 있음"을 설명하였다.

이 책을 추천한 소설가 박희주(부천문인협회 전 회장)는 작가와의 대화에서 첫 문장인 History has failed us, but no matter.(역사가 우리를 망쳐놨어도 상관없어)를 지목하며 모든 소설가는 첫 문장을 고심한다. “역사는 우리를 저버렸지만, 그래도 상관없다”는 파친코의 첫 문장은 여기에 들어있는 모든 서사를 압축하고 암시하는 메시지로 읽혔다. 정말로 의도한 문장인가? 라고 질하였다. 이민진 작가는 "그렇습니다."라고 명쾌하게 인정했다. "나는 논쟁적으로 첫 문장을 쓴다. 독자가 어떻게 생각하던지 겁내지 않는다."고 서두를 뗀 후 "보통 사람들이 예외적인 상황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는 면에서 나는 첫 문장을 압축적이고 논쟁적으로 쓴다."고 부연했다.
부천디아스포라 문학상은 2017년 "부천시가 UNESCO문학창의도시" 지정을 받은 이후 창설한 문학상으로 "우리는 모두 디아스포라다"라는 주제로 현대적 의미의 삶을 조명하는 작품을 위주로하는 작품을 수상 대상으로 한다.

당초 유대인이 타국에 흩어져서도(특히 바빌론유수 이후의) 자신들의 집단 정체성을 유지하며 자신들만의 삶을 영위하는 것을 뜻하는 그리스어 "디아스포라"에서 유래 된 것으로 "~너머(dia)"라는 의미와 "흩 뿌리다, 퍼트리다_spero)"의 의미를 갖는 것이었으나 현대에 와서는 국외로 추방된 소수의 집단 공동체나 정치적 난민, 이민자, 소수 인종 등과 같은 다양한 범주의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로 폭넓게 사용되게 되는 한편 정치적 박해자, 전쟁으로 인한 난민 등에 대한 구체적 지칭으로 흔히 사용된다.

부천디아스포라 문학상은 작가에게 5,000만원 그리고 번역작가에게 1,000만원의 상금을 각각 상패와 함께 수여한다.